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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살짝, 사내아이 자유" 윤재순, 지하철 성추행 옹호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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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서울=뉴스1)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5일 대통령 비서실 비서관 1차 인선을 발표했다. 사진은 비서실장 직속 총무비서관을 맡게 된 윤재순 전 대검찰청 운영지원과장.(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2022.5.5/뉴스1

(서울=뉴스1)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5일 대통령 비서실 비서관 1차 인선을 발표했다. 사진은 비서실장 직속 총무비서관을 맡게 된 윤재순 전 대검찰청 운영지원과장.(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2022.5.5/뉴스1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지하철 성추행 실태에 대해 ‘사내 아이들의 자유가 보장된 곳’이라고 표현한 시를 써 출간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비서관은 검찰 재직 시절 두 차례 성(性) 비위로 징계성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윤 비서관은 2002년 11월 출간한 첫 번째 시집 〈가야 할 길이라면〉에 실린 ‘전동차에서’라는 시에서 지하철 안 풍경을 묘사하며 ‘전동차에서만은/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라고 썼다. 이어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 보고/엉덩이를 살짝 만져 보기도 하고/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어요/다음 정거장을 기다릴 뿐/아무런 말이 없어요’라고 적었다.

‘시적 허용’을 감안하더라도 성추행 범죄를 ‘자유’로 묘사한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JTBC에  “20년 전에 쓴 시로 세태에 대해 비판적인 시 언어로 표현한 것일 뿐 성추행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대검찰청 중수부 수사관이던 2002년 출간한 시집 〈가야 할 길이라면〉(왼쪽)에는 ‘전동차에서’라는 제목의 시가 실렸다. [사진 교보문고 홈페이지]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대검찰청 중수부 수사관이던 2002년 출간한 시집 〈가야 할 길이라면〉(왼쪽)에는 ‘전동차에서’라는 제목의 시가 실렸다. [사진 교보문고 홈페이지]

같은 시집에 실린 시 ‘초경, 월경, 폐경’에는 여성의 생리를 두고 ‘나는 여자가 되었어/아이를 가질 수 있는 거야/누가 뭐래도 나는 여자야/흘러내리는 환희에 빛나는/순결/거룩한 고통이더라’고 묘사했다. 폐경에 대해서는 ‘선홍빛 매화꽃도 시들더라/그래도 그 때가 좋았다’ 등의 표현을 썼다.

윤 비서관의 시는 그의 과거 전력과 맞물려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일보는 윤 비서관이 1996년 10월 서울남부지청 검찰주사보 시절 여성 직원에 대한 불필요한 신체 접촉으로 인사조치를 받았고, 2012년 7월 대검찰청 정책기획과 검찰사무관 시절에도 여성 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대검 감찰본부장 경고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이날 “내용과 경위 등이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개별 조치 내역이나 구체적 내용에 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관장 경고는 해당 사안에 참작할 점이 있고 경미할 때 이뤄지는 조치로 정식 징계 절차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징계성 처분 자체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윤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을 때 대검 운영지원과장을 지내고 검찰에서 25년 동안 인연을 이어온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윤 비서관은 윤 대통령과 1997년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 시절부터 대검 중수부,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함께 일했다. 부천지청 사무국장을 끝으로 퇴직한 그는 지난 5일 대통령실 살림살이를 담당하는 총무비서관에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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