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지역을 취재하다 총격으로 숨진 알자지라 방송의 기자 시린 아부 아클레의 장례식이 열린 동예루살렘에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경찰이 시신 운구 행렬을 강제 진압하는 모습이 공개돼 국제적 비난이 일고 있다.
AP 통신 등 외신을 통해 공개된 사진 속에 이스라엘 경찰들은 이날 운구행렬을 향해 진압봉을 휘두르거나, 넘어진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향해 발길질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고인의 관이 바닥이 떨어질 뻔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해당 사태가 폭력적인 팔레스타인 군중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측은 "수백명의 군중이 장례식이 시작되기 전 민족주의 선동으로 공공질서를 흔들기 시작했다"라며 "병원에서 관이 나오자 군중이 경찰에게 돌을 던져 강제로 진압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세계 각지에서는 비판이 잇따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 경찰의 행동을 규탄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세세한 점을 모두 알지는 못하지만, 이건 조사가 이뤄져야 할 일이란 건 안다"고 답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보안군과 성요셉병원에 모인 팔레스타인인들 간의 대립, 그리고 일부 경찰이 현장에서 보인 행동에 깊이 걱정하고 있다"고 우려를 밝혔다.
한편 동예루살렘의 출신으로 1997년부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을 취재해온 알자지라 소속 시린 아부 아클레 기자는 지난 11일 요르단 강 서안의 제닌에서 이스라엘군의 난민촌 ‘테러범’ 색출 작전을 취재하던 중 총격을 받고 숨졌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현장 목격자 등은 그녀가 이스라엘 군인들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시 그녀는 ‘언론’(Press)이라는 문구가 적힌 방탄조끼를 입고 있어 충분히 취재진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이스라엘군이 고의로 공격했다는 게 팔레스타인 측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