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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이틀전 사표 내래서 냈다"…尹, 국정원장 사표 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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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임현동 기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임현동 기자

새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박 전 원장은 13일 머니투데이에 "(윤 대통령 측이) 이틀 전 아침에 저한테 사표를 내라고 얘기해서 사표를 내고, 또 사표를 내기 전에 현재 1차장을 (직무대행자로) 추천하라고 해서 하고, 퇴임식(이임식)을 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사표가 수리됐다고 확인하며 "(저는) 전 원장이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김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명하고, 국정원 1차장에 권춘택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 사무총장을 내정했다.

같은 날 박 전 원장은 페이스북에 "5월 11일자로 국정원장직을 떠난다"며 "사랑하는 우리 국정원 직원들에게 보내는 이임사로 작별의 인사를 대신 전한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제가 취임한 2020년 7월 29일 이후 650여 일 동안 오직 국가와 국민만 바라보고 열심히 달려왔다"며 "국내 정보 수집 근절과 철저한 정치 거리두기, 완전한 정치 중립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과거 국정원장은 날아가는 새도 떨어트렸다고 하지만 이제는 제가 걸어가도 땅에 있는 새도 안 날아간다"며 "이렇게 국정원은 완전히 개혁되었고 지금도 개혁 중"이라고 했다.

재임 당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방안으로 대북 백신 지원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박 전 원장은 이날 윤 대통령이 대북 백신 지원 의사를 밝히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잘하셨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 전 원장은 "북한과의 접촉이 용이치 않을 것이며 선뜻 응하려는 지도 의문"이라면서 "코백스(COVAX)를 경유하는 방법도 검토하신다면 어떠실까요"라고 제안했다.

그는 지난해 5월 방미 당시 미국 측에 코백스를 경유해 북한에 코로나19 백신 6000만 도스를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장은 "북한에 코로나가 창궐하면 또다시 불행이 온다"며 윤 대통령에게 "백신과 치료제, 주사기 등을 빨리 지원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윤 대통령님의 제안에 신속히 응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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