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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 前사위 취업 수사까지…의원직 잃은 이상직 '첩첩산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50억원대 이스타항공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무소속 이상직(전북 전주을) 국회의원이 지난 1월 12일 선고 공판을 앞두고 전주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550억원대 이스타항공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무소속 이상직(전북 전주을) 국회의원이 지난 1월 12일 선고 공판을 앞두고 전주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 상고 기각…당선무효형 확정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무소속 이상직(59·전북 전주을) 국회의원의 앞날이 ‘첩첩산중’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데다 수백억 원대 배임·횡령 항소심 재판과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취업 특혜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남아 있어서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2일 검사와 이 의원 등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이 의원에게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선출직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직을 잃는다. 다만 이 의원의 지역구인 전주을에서 이번에는 재선거가 열리지 않는다. 다음 달 1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는 지난달까지 선거 사유가 발생한 지역구가 대상이어서다. 전주을 재선거는 내년 4월 5일 실시된다.

앞서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형사1부(부장 김성주)는 지난 1월 26일 “거짓 응답을 권유·유도하는 방법으로 국민의 의사를 왜곡해 정당이 추천한 국회의원 후보자의 민주적 정당성을 약화시키고,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며 이 의원에게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

지난해 4월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스타항공 부실 주범 이상직 일가 탈세 제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4월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스타항공 부실 주범 이상직 일가 탈세 제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경선 때 권리당원 중복투표 유도 혐의 

이 의원은 크게 여섯 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이 가운데 1·2심 재판부는 ➀측근 A씨와 공모해 2019년 1월 설날과 같은 해 9월 추석 무렵 3차례에 걸쳐 선거구민 377명에게 2600만 원 상당의 전통주 등을 기부한 혐의 ➁2020년 2월 26일~3월 3일 이덕춘 변호사와 맞붙은 더불어민주당 전주을 당내 경선 투표와 관련해 권리당원들에게 권리당원 투표 외에도 일반 시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권리당원임을 숨기고 일반 시민 자격으로 중복 투표를 하도록 한 혐의 ➂전과기록 소명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 세 가지 혐의를 유죄로 봤다.

2017년 일자리 위원회에 참석한 이상직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 중앙포토

2017년 일자리 위원회에 참석한 이상직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 중앙포토

민주당 후보로 당선…이스타 횡령 의혹 일자 탈당 

이 의원은 2020년 4월 15일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가 이스타항공 횡령 의혹이 일어 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되자 자진 탈당했다. 당시 전북에서 당선된 국회의원 10명 중 9명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주시의원들도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이미숙 전주시의회 부의장은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형배 전주시의원은 “범행 가담 정도가 경미하다”는 이유로 벌금 200만 원에서 90만 원으로 감형됐다. 나머지 선거캠프 관계자들은 벌금 100만 원∼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내려졌다.

타이이스타젯 방콕 사무실. 고대훈 기자

타이이스타젯 방콕 사무실. 고대훈 기자

산 넘어 산…수백억 배임·횡령 항소심 남아  

이 의원은 이날 대법원 선고로 국회의원 배지를 잃게 됐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 의원은 지난 1월 이스타항공 주식을 계열사에 저가로 팔도록 해 회사에 430여억 원의 손해를 끼치고 회삿돈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배임·횡령)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앞서 지난달 20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형사1부(부장 백강진)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 이 의원 측 변호인은 “원심에서 피고인은 충분히 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했다”며 재판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 다음 재판은 13일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무소속 이상직 의원을 뇌물죄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곽상도(오른쪽) 전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당 조수진 의원이 지난해 5월 3일 전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무소속 이상직 의원을 뇌물죄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곽상도(오른쪽) 전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당 조수진 의원이 지난해 5월 3일 전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文사위 취업’ 뇌물 의혹…檢 “수사중” 

이 의원이 ‘실소유주’ 의혹을 받아온 타이이스타젯(태국 저비용 항공사) 관련 검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그는 항공업 관련 경력이 없던 문 전 대통령 사위 서모(42)씨에게 특혜를 줘 타이이스타젯에 취업시켰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서씨는 현재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와 이혼한 상태다.

전주지검 형사3부는 중앙일보에 “국민의힘과 이스타항공 노조가 고발한 타이이스타젯 관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고발 사건에 대해 지난해 12월 30일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했다”며 “지난해 12월 시민단체가 고발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타이이스타젯 채용 관련 뇌물 사건은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증거가 확보되면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이 풀릴 수도 있다.

국민의힘 등에서는 “문 대통령 사위 서씨가 2018년 7월 타이이스타젯에 고위 임원으로 취업한 것과 이 의원이 그해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것 사이에 대가성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스타항공 노조 측도 지난해 5월 “이스타항공 자금 수십억 원을 타이이스타젯에 빼돌려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며 이 의원을 전주지검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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