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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文캠프 출신 조해주 선관위원에…노태악 뼈때린 한마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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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 내정된 노태악 대법관의 모습. 사진은 2020년 2월 대법관 인사청문회 질의에 답하던 모습, 임현동 기자

차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 내정된 노태악 대법관의 모습. 사진은 2020년 2월 대법관 인사청문회 질의에 답하던 모습, 임현동 기자

 “선관위원에게 높은 수준의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된다는 점에 이론이 있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 캠프 출신으로 공정성 논란이 일었던 조해주 전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에 대한 국회 질의에 차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 내정된 노태악 대법관이 내놓은 답변이다.

노 대법관은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요하는 선관위원은 국민의 신뢰를 저해하거나 선관위의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지 늘 살펴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사의를 표명한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의 후임자로 13일 청문회를 앞둔 노 대법관은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특정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가 선관위 상임위원으로 임명된 것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의서를 보내자 이렇게 서면으로 답했다.

조해주 질문에 뼈있는 답변

조 전 상임위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캠프 특보’ 출신으로 임명 때부터 공정성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대선을 두 달가량 앞둔 지난 1월엔 문 전 대통령이 노 전 상임위원을 비상임위원으로 전환하여 임기를 3년 더 연장하려 했다. 하지만 선관위 내부의 반발로 결국 물러났다.

2019년 1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이동하던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2019년 1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이동하던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노 대법관은 조 전 상임위원에 대한 질문에 “후보자 신분으로 특정 인사에 관해 구체적 의견을 말씀드리긴 부적절하다”는 단서를 붙였지만, 선관위 내부에선 “할 말은 다해 속 시원하다”“뼈있는 답변을 내놨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노 대법관은 선관위의 대선 확진자 사전투표 부실관리에 대해선 “변화하는 선거환경과 높아진 국민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했고, 관행에 젖은 안일한 업무 처리가 원인”이라며 “조직을 혁신하고 제도를 개선해 선관위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지방 순회를 한 것에 대해선 “현행 공직선거법은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정치적 중립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당선인의 지위와 권한은 국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노정희 “뼈 아프게 성찰했다“

부실 관리 논란이 발생한 사전투표 당일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이 출근하지 않아 비판을 받은 것과 관련, 노 대법관은 중앙선관위원장 상근제에 대해 “상근제로 바뀌면 선거관리 전반에 대한 책임성과 전문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헌법기관인 선관위가 선거를 대과 없이 관리하며 선거문화 수준을 높여온 점을 고려하면 시간을 두고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 대법관의 청문회 이후 퇴임식을 가질 노정희 위원장은 11일 유권자의 날 기념사에서 “선관위는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미흡한 준비로 혼란과 불편이 있었던 대선 문제를 뼈아프게 성찰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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