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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 35번 외친 '자유'…尹이 꼽은 '인생 책'에 이유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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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밝힌 취임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핵심 단어는 ‘자유’였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자유’만 35차례로 ‘시민·국민’(각 15회) 등 다른 단어를 압도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직후 인사에서도 “자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철 지난 이념을 멀리하고 국민 상식에 기반해 국정을 운영하겠다”며 자유라는 가치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자유’에 대한 관심은 독서 경험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3월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인생 책’을 뽑아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모두 자유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책을 선택했다.

윤 대통령이 뽑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였다. 규제 자본주의의 허구성을 파헤치면서 1970년대 미국 경기 침체의 원인이 정부의 기업 규제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하는 책이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자유의 역할을 옹호한다. 프리드먼은 자유 방임 자본주의를 부활시킨 경제학자로 꼽힌다.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 표지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 표지

윤 대통령은 서울대 법대 입학 기념으로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로부터 이 책을 선물 받았다고 대선 후보 때 밝혔다. 그러면서 이 책이 자신의 세계관 형성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책을 언론 인터뷰에서 소개하면서 “(프리드먼은) 부정식품이라고 하면 그 (퀄리티) 아래라도, 없는 사람은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가 ‘부정식품’ 논란으로 번진 적도 있다.

윤 대통령은 또 다른 추천 책으로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뽑았다.

『자유론』은 막연했던 ‘자유’라는 개념을 철학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책이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자유는 얼마나 보장돼야 하나’다. 밀은 책에서 “개인의 자유는 자신의 사고와 말, 행위가 다른 사람들을 해치지 않는 모든 범위에서 절대적”이라고 주장했다.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표지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표지

상대적으로 최근작인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2012년)는 어떤 나라는 왜 가난하고, 어떤 나라는 왜 부유한지를 분석한 책이다. 결론은 정치·경제 제도의 차이인데, 그중 하나가 경제 활동의 자유 정도다. 예컨대 영국 런던에서 산업혁명이 성공한 배경에는 사유재산제가 있었지만, 비슷한 시기 런던보다 컸던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쇠락의 길을 걸은 건 무역 국유화 등의 제도 때문이었다는 게 이 책 저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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