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윳값 뛰는 이유 따로 있다…“원유 쿼터제 등 현실 모르는 제도 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5면

이창범 한국유가공협회 회장.

이창범 한국유가공협회 회장.

우윳값이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유뿐 아니라 치즈 같은 유제품 가격이 10% 가까이 뛰었다. 이창범(62·사진) 한국유가공협회 회장은 우윳값이 뛰는 이유를 ‘제도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관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을 거쳐 낙농진흥회장(4년)을 지냈다.

9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다른 국가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원유 제도가 우윳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우유는 정확히 가공유다. 젖소에서 채취한 원유를 사람이 바로 마실 수 있도록 가공한 제품이다. 치즈 같은 유제품도 원유로 만든다. 그런데 이들 유가공업체는 낙농가에서 원하는 가격에, 필요한 만큼 원유를 살 수 없다. 정부에서 가격과 구매 양을 정해놔서다.

2002년 도입한 원유 쿼터제, 2013년 도입한 원유가격 연동제 때문이다. 쿼터제는 유가공업체들이 낙농가에서 정해진 양을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 제도다. 이 회장은 “해당 제도를 만들 당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지만, 수요가 확 줄어든 현재도 이들 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팔고 남는 우유는 대개 분유로 만든다. 이 회장은 “지난해도 국내 유가공업계에서 필요한 우유는 170만t이었는데 204만t을 해외 원유보다 비싼 값에 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우윳값 안정을 위한 방법으로 ‘원유가격 차등제’를 꼽았다. 우유로 만들 물량과 유제품으로 만들 물량의 가격을 다르게 적용하자는 의미다. 그런데 정작 낙농가에서는 “현실을 모르는 제도”라고 지적한다. 사룟값 인상,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시설 투자 등으로 낙농가의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사룟값 등은 생산비용에 포함되기 때문에 가격에 반영이 된다”고 주장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