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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유니폼 113억에 팔렸다...'신의 손' 경기 입었던 옷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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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가 멕시코 월드컵 8강 잉글랜드전에서 입었던 유니폼이 113억원에 팔렸다. [AP=연합뉴스]

마라도나가 멕시코 월드컵 8강 잉글랜드전에서 입었던 유니폼이 113억원에 팔렸다. [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신의 손' 득점으로 유명한 경기인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입었던 유니폼이 100억원이 훌쩍 넘는 거액에 팔렸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멕시코 월드컵 8강에서 마라도나가 입었던 유니폼이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714만 파운드(약 113억원)에 낙찰됐다. 예상가격인 400만∼600만 파운드(약 63억~95억원)를 크게 웃도는 가격이다. 유니폼의 새 주인은 비공개다. 소더비 관계자는 미국 ESPN에 "누가 낙찰을 받든, 이 유니폼이 다시 세상에 공개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멕시코 월드컵 8강 아르헨티나-잉글랜드전은 마라도나의 '신의 손' 골로 유명한 경기다. [AP=연합뉴스]

멕시코 월드컵 8강 아르헨티나-잉글랜드전은 마라도나의 '신의 손' 골로 유명한 경기다. [AP=연합뉴스]

영국 BBC는 스포츠 기념품 중 역대 최고 가격이라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종전 최고 가격은 1892년에 작성된 올림픽 선언문 원본이다. 2019년 880만 달러(약 111억5000만원)에 팔렸다. 스포츠 유니폼 역대 최고 경매가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런왕 베이브 루스(미국)가 1930년을 전후해 입었던 뉴욕 양키스 유니폼이다. 2019년 경매에서 564만 달러(약 71억원)에 낙찰됐다.

마라도나는 이번에 판매된 유니폼을 멕시코 월드컵 8강 잉글랜드전에서 입었다, 경기 후 잉글랜드 미드필더 스티브 호지와 교환했다. 이 경기는 월드컵 역사에 남았다. 마라도나가 이 경기에서 월드컵 역사에 남은 '신의 손' 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당시 골은 헤딩이 아닌 마라도나(왼쪽)가 내뻗은 주먹에 맞고 들어간 것으로 논란이 많았다. [AP=연합뉴스]

당시 골은 헤딩이 아닌 마라도나(왼쪽)가 내뻗은 주먹에 맞고 들어간 것으로 논란이 많았다. [AP=연합뉴스]

당시 그는 후반 6분과 10분에 연속 골을 터뜨렸는데, 첫 번째 골이 헤딩슛이 아닌 자신이 내뻗은 주먹에 맞고 들어간 것으로 논란이 많았다. 잉글랜드 선수들이 주심에게 핸드볼이라며 항의하자 마라도나는 시치미를 떼고 동료들과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마라도나는 경기 후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들어낸 골"이라고 했다. 두 번째 골은 마라도나가 60m를 달리며 잉글랜드 수비수 5명을 제치고 넣은 슛으로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투표를 통해 '20세기의 골'로 선정됐다.

두 번째 골 역시 역사에 기록될 만했다. 마라도나가 60m를 달리며 잉글랜드 수비수 5명을 제치고 넣은 슛으로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투표를 통해 '20세기의 골'로 선정됐다. 마라도나의 멀티골로 아르헨티나가 2-1로 이겨 준결승에 진출했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7경기 출전 5골 5도움을 몰아친 마라도나는 최우수 선수(MVP)에 뽑히며 아르헨티나 국민 영웅으로 거듭났다.

멕시코 월드컵 우승 후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마라도나(맨 위). [AP=연합뉴스]

멕시코 월드컵 우승 후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마라도나(맨 위). [AP=연합뉴스]

이 대회로 그는 아르헨티나 국민 영웅이 됐다. 브라질 축구 황제 펠레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선수에 올랐다. 그는 각종 기행과 사생활 논란으로 '악동'으로 불렸지만, 축구 실력 만큼은 논란의 여지가 없었다.

마라도나는 2020년 11월 심장마비(향년 60세)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호지는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그 유니폼은 판매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지는 이 유니폼을 영국 맨체스터의 국립 축구박물관에 빌려줘 일반에 공개하다, 이번에 판매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라도나의 유니폼은 한때 진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소더비는 진품이라는 외부 검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AFP=연합뉴스]

마라도나의 유니폼은 한때 진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소더비는 진품이라는 외부 검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유니폼이 경매에 나왔을 때 마라도나의 딸이 마라도나가 2골을 넣은 후반전이 아니라 득점이 없던 전반전에 입은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소더비는 이 유니폼이 진품이라는 외부 검증을 받았다. 그 결과 당시 경기 후반전에 입은 것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1960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마라도나는 어린 시절부터 축구에 재능을 보였다. 키는 1m65㎝에 불과했지만, 근육질 몸에서 뿜어내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황소 같은 힘이 주 무기였다. 축구 센스도 뛰어나 화려한 드리블과 감각적인 슈팅으로 상대 수비진을 초토화했다. 말그대로 '작은 거인'이었다.

그는 1976년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서 프로에 데뷔하고 승증장구했다. 아르헨티나 명문 보카 주니어스를 시작으로 바르셀로나(스페인), 나폴리(이탈리아) 등을 거쳤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경력은 더 화려했다. 국제경기(A매치) 91경기에 출전해 34골을 터뜨렸다. 은퇴 이후에는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그러면서도 마약, 알코올, 비만 등으로 꾸준히 구설에 올랐다. 2019년부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아르헨티나의 힘나시아 라플라타 감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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