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때려" 촬영하며 낄낄…인천 중학생들, 40km 원정 '집단폭행'

지난 4월21일 경기도 부천시에서 중학생들이 고등학생 한 명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KBS 뉴스 캡처]

경기도 부천시에서 중학생들이 고등학생 한 명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학생들은 40㎞ 떨어진 인천에서 ‘원정’까지 와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일 KBS에 따르면 4월21일 부천역 인근에서 중학생 A군 등 2명이 고등학생 한 명을 폭행했다. 폭행은 번화가 건물 사이 폐쇄회로(CC) TV 사각지대인 화단에서 10분 넘게 이어졌다.

KBS가 공개한 영상에는 10대 7명이 상가 옆 인적이 드문 곳으로 몰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A군 등은 쓰러져 있는 한 학생의 몸을 짓누르고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행했다.

주변에 있던 학생들은 폭행 장면을 촬영하면서 “때려 때려, 계속 때려”라고 폭행을 부추기고 낄낄 웃기까지 했다.

이 폭행 사건의 시작은 인천 영종도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B군이 A군 등에게 학교 폭력을 당하면서 비롯됐다.

B군은 평소 A군 등에게 욕설과 위협을 당해왔고, 지난해 말 다른 학폭 사건에 탄원서를 써준 뒤 더욱 힘들어졌다. B군은 학교 측에 피해 사실을 여러 차례 알렸지만 조치가 없자 아는 고등학생 형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결국 이 형이 A군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이다.

KBS에 따르면 학교 측은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가 지난달 21일에서야 뒤늦게 B군의 7번째 신고를 학교폭력 사건으로 접수했다.

가해 학생 부모는 “아이가 누굴 만날 시간도 없다”며 B군의 말이 과장됐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경찰은 A군 등을 공동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