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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수장 공백 불가피…文정부 차관과 '불편한 동거'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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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을 불과 일주일 남긴 채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하며 한동안 교육부 수장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번의 부실 검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차기 후보자 선임에 공을 들이면서 교육 수장 공백이 다소 길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교육계 안팎에서 나온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후보직 사퇴를 밝히고 있다. [뉴스1]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후보직 사퇴를 밝히고 있다. [뉴스1]

유은혜 9일 퇴임…장관 공백 불가피

3일 김인철 후보자는 "사회에서 받은 혜택을 봉사를 통해 돌려드리고 싶었지만 부족했다"며 사퇴를 공식화했다. 자녀의 풀브라이트 장학금 특혜 의혹 등을 받아온 그는 결국 인사청문회를 사흘 앞두고 낙마했다. 현직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 날인 9일을 끝으로 소임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종철 교육부 차관이 새 정부 출범 후에도 한동안 장관을 대행하는 '불편한 동거'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 국민의힘 교육위 관계자는 "취임이 임박했고 '플랜B' 후보를 검증할 시간도 필요해 당분간 차관 대체 체제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두 번이나 부실 검증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섣불리 차기 후보자를 발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 사퇴가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후보자는 풀브라이트 장학금 지급, 정 후보자는 경북대 의대 편입학 과정에서 자녀에게 '아빠 찬스'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회고위층 지위를 이용해 자녀에게 특혜를 줬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온 가족 장학금 특혜에 '방석집 논문심사'까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왼쪽 두 번째부터), 권인숙, 강민적, 윤영덕 의원이 2일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관련 서울 마포구 한미교육위원단(풀브라이트)을 항의 방문해 권병옥(왼쪽) 단장에게 자료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뉴스1]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왼쪽 두 번째부터), 권인숙, 강민적, 윤영덕 의원이 2일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관련 서울 마포구 한미교육위원단(풀브라이트)을 항의 방문해 권병옥(왼쪽) 단장에게 자료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뉴스1]

교육계에서는 김 후보자가 풀브라이트 장학금 특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방석집' 논문 심사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며 사퇴 의사를 굳혔을 것이라고 본다. 전날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 제자의 회고록을 통해 "김 후보자가 논문 심사를 이른바 '방석집'에서 접대를 받으며 진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의 제자인 이성만(국민의힘 인천 연수구청장 예비후보)씨는 "박사 논문 심사 과정에서 지도교수인 김 후보자의 도움을 받았고 아가씨들과 마담도 함께 축하해주었다"고 자신의 회고록에 썼다.

박정원 전 교수노조위원장(상지대 명예교수)은 "온 가족이 같은 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았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방석집 접대 의혹까지 터져 사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학자가 되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논문 심사인데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논문 심사를 술집에서 부적절한 접대를 받으면서 진행했다는 것이 (사퇴에) 가장 결정적이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육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능력뿐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덕망이 있는 후보를 가능한 한 빨리 발굴해서 공백기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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