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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안타깝다"…환경장관 후보 한화진 전문성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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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인사청문회가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인사청문회가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일 열린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전문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환경 전문가로 꼽히는 한 후보자가 탄소중립 등에 대한 질의에 "모르겠다"라며 넘어가거나 "적절히 하겠다" 식으로 모호하게 답변하자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이날 인사청문회에 나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한 후보자에게 2030년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방안, 원전 확대, 4대강 재자연화, 가습기 살균제 참사 해결 등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하지만 후보자가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면서 "준비가 안돼 있다", "전문가로서 공부를 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공부 안하고 나왔나" 비판

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2030년 NDC 40%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을 묻자 한 후보자는 "다양한 수단이 종합적으로 포함돼야 한다"라거나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등의) 원활한 조화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 원전 비중 확대에 대한 질문에도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에 따른 기후변화 대응기금 편성 방안을 물었을 때 한 후보자는 "아직 모르겠다"고 답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용산 미군기지 내 환경오염 정화 문제 등에도 한 후보자는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 했다. 민주당에서는 "공부를 안 하고 오신건가"(노웅래 의원)나 "전문성 없는 전문가가 되고 있다"(장철민 의원)라는 비판이 나왔다.

사실관계가 잘못된 발언도 있었다. 한 후보자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관해 "지난해 12월 발표할 때는 (원전이) 조건부로 들어가 있는 걸로 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당시 조건부로 포함된 건 LNG 발전이었고 원전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잘못된 답변을 해서 장관 후보자로서 부족한 자질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추후 "잘못 말했다"고 따로 해명했다.

한화진 환경부장관 후보자가 2일 인사청문회가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화진 환경부장관 후보자가 2일 인사청문회가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원전은 녹색" 언급도

한 후보자는 이날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를 뒷받침하는 발언도 내놨다. '원전이 녹색 에너지냐'는 질문에는 "원전은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해 녹색 탄소원으로 분류된다"고 답했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K-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수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한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포함하는 K-택소노미 개편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후보자는 개편 시기에 대해서는 "유동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로서 소신없이 정부 방향에 동조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윤석열 당선인이나 다른 부처에서 탄소중립 역행하거나 속도 조절하는 정책에 대해서 단호하게 '노(NO)' 사인도 하고, 싸워서라도 정책적 안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두둔…"4대강 평가 아쉬워"

국민의힘 측에선 한 후보자 지원사격에 나섰다. 임이자 의원은 "전문가라서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모셔간 것"이라며 전문성을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환경비서관을 지낸 한 후보자에게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4대강 정책에서 느낀 점"을 물었다. 한 후보자는 "4대강 사업은 다목적 사업인데, '보'라는 기능에만 집중돼 단기적으로 평가 내린 부분이 안타깝고 아쉽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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