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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제 ‘암울’…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 3중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하반기 경제 전망이 어둡다. 물가와 금리,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는 ‘3고(高) 현상’으로 경기 둔화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1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런 내용의 ‘2022년 하반기 경제 이슈’ 보고서를 펴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하반기에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원화 약세)의 동시 발생으로 소비ㆍ투자 위축, 경상수지 악화 등이 국내 경제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명동 상가 일대 모습. 뉴스1

지난달 26일 명동 상가 일대 모습. 뉴스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중국 대도시 봉쇄까지 겹치며 물가ㆍ금리ㆍ환율이 일제히 뛰고 있다. 지난주 원ㆍ달러 환율은 2년여 만에 장중 1270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원화가치 하락)하는 중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10년 3개월 만에 최고치인 4.1%를 기록했다. 치솟는 물가에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현재 연 1.5%인 기준금리가 올 연말 2%로 상승하면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13년 만에 최고치인 7%대(상단 기준)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구원은 “고물가ㆍ고금리는 소비 위축, 가계ㆍ기업의 이자 부담으로 이어져 내수 경기에 부정적”이며 “고환율은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인플레이션(고물가) 압력을 가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2000년 이후 3고 현상이 나타난 시기는 두 차례였으며, 모두 경기 둔화 현상이 나타났다. 3고 현상 지속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나 슬로플레이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 속 물가는 상승하는 현상, 슬로플레이션은 경기 회복이 더딘 가운데 물가만 오르는 현상을 각각 뜻한다. 하반기 경기가 어느 쪽으로 흘러가든 위험한 상황이다. 연구원은 “필수 생계비 지출 비중이 높고 이자 상환 부담이 큰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피해가 집중될 것”이라며 가계 부문을 중심으로 양극화가 심해지겠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크게 악화한 재정 건전성도 경기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연구원은 이와 맞물려 큰 선거가 끝난 후 경기가 하락하는 ‘정치적 경기 순환 현상’을 우려했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인위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펼쳤다가 선거 후 긴축으로 돌아서며 나타나는 부작용을 뜻한다. 다만 연구원은 “경제성장률 변화 패턴은 (과거) 대선별로 다르게 나타나 뚜렷한 정치적 경기 순환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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