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만난 최태원 “ESG는 규제 아닌 기회, 정부·기업 ‘원팀’ 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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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ESG 혁신성장 특별좌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저성장 시대에 ESG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ESG 혁신성장 특별좌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좌담회는 차기 정부의 ESG 정책 방향과 경제계의 의견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안 위원장과 최 회장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이형희 SK SV위원장, 조현일 한화 사장 등 국내 10대 기업 대표와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금융권 대표가 참석했다. 조민희 알리콘 대표, 김현지 잇마플 대표, 배익현 Q-ESG 대표 등 ESG 관련 사업을 벌이는 소셜벤처인들도 함께 했다.

이날 안 위원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가능성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26년 전 안랩을 만들 때였다”며 “2000년대 중반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개념이 널리 퍼지는 것을 보며 ‘내가 하려고 했던 게 이 일이었구나’를 생각하고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ESG는 CSR과 비교해 성과를 정량화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며 “ESG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회사는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 수익에 도움이 되고 투자자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도적 뒷받침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해주시면 인수위가 적극 반영해 새 정부에서 제대로 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ESG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좌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이에 대해 최 회장은 “과거에는 세금 내고 ‘사업보국’하는 곳이 좋은 기업이었고 그것에 충실하면 되는 시대였지만 이제는 기업의 역할이 변화하며 ESG가 화두가 됐다”며 “아직은 ESG로 인한 모든 사회적 효과를 다 측정해낼 수 없지만 이미 빠른 속도로 측정 방법이 발전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또 “저성장 문제가 심각한데 ESG를 숙제나 규제가 아닌 새로운 사업을 만들 기회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민관이 합동으로 이런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올리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안 위원장에게 ESG 정책을 규제 중심으로 운영하는 대신 제도적 지원과 인센티브 제공에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ESG 경영 확산을 위해 세정 지원을 확대하고 글로벌 ESG 공시 기준을 국내에 적용할 경우 기업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달라고 건의했다. 중소 협력사도 ESG 경영을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리고 민관이 소통할 수 있는 상시 채널을 구축해 달라는 제안도 건넸다.

안 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 관계자들은 이에 화답하며 ESG 관련 민관합동 컨트롤타워를 만드는데 뜻을 같이했다고 대한상의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