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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성장률 -1.4%…예상밖 역성장 쇼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의 여파로 올해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2020년 2분기 이후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가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1.4%로 집계됐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6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가던 미국 경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여파로 후퇴하게 됐다. 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1~2분기 이후 처음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는 6.9% 성장했다.

연초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과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에너지와 원자재,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며 인플레이션이 악화한 것이 미 경제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낮고, 실업률을 비롯해 가계부채·개인소비지출 등 경제 건전성을 측정하는 대부분의 지표가 매우 양호한 수준이므로 지정학적 위기가 해소되면 다시 경제 회복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경제성장률 추이

미국 경제성장률 추이

하지만 세계 제1의 경제 대국인 미국의 경제가 역성장으로 돌아설 만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여파가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두 나라 간 전쟁으로 인해 스리랑카 등 소국들은 경제 위기로 몰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위기에 더해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참고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제시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7%로, 독일(2.1%)·일본(2.4%)·한국(2.5%)을 크게 앞선다. 미국 경기가 휘청이는 만큼 다른 나라들로 그 여파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미국 정부로선 당장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Fed의 금리 인상 탓에 이미 일본 엔화와 한국의 원화 등은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 전날 달러당 1260선이 무너진 원화 가치는 28일에는 달러당 1270원을 내주며 더 밀려났다(환율 상승).

한편 미국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확정치 등 세 차례에 나눠 발표된다. 이날 발표는 향후 속보치로 수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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