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흑해 해군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훈련된 돌고래를 배치했다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미 해군연구소(USNI)가 운영하는 군사 전문 매체인 USNI뉴스는 러시아 당국이 흑해 세바스토폴항 해군기지 방파제 안쪽에 돌고래 우리 2개를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돌고래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무렵인 지난 2월에 설치됐다.
이 기지가 흑해에서 가장 전략적 가치가 큰 러시아 해군시설인 만큼 수중 침투 시도를 막기 위해 돌고래들을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기지에는 값비싼 군함 여러 대가 정박 중이고, 기지가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사정거리 밖에 있긴 하지만 특수 부대원들의 수중 공격에는 취약한 부분이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러시아 양국 모두 해양 포유류 동물에게 군사 훈련을 시켜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전했다. 특히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부터 흑해에서 큰돌고래 등 일부 해양 포유류를 적군 잠수부·기뢰를 탐지하거나 바닷속에서 특정 물품을 회수하는 등 작전에 이용해 왔다.
특히 돌고래는 가장 정교한 수준의 수중 음파탐지가 가능해 전파 음파탐지기로 발견하기 어려운 물체들을 비교적 쉽게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 훈련 시설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로 귀속됐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크림반도) 병합과 함께 러시아 해군의 통제로 편입됐다. 러시아 군사 당국은 이후 약 10년간 이곳에서 다양한 해양 포유류 훈련 프로그램을 지속해왔다고 USNI는 전했다.
러시아 군사 당국은 이곳뿐만 아니라 북극해 지역에서도 해양 동물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서는 돌고래보다 지방층이 두꺼워 북극해 수온에 잘 적응하는 벨루가(흰고래)와 바다표범이 주 훈련 대상이다.
러시아 흑해함대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폭격에 기함을 잃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함대 방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13일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인 미사일순양함인 모스크바함이 우크라이나군이 자체 제작, 발사한 넵튠 미사일에 맞아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