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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호텔 만찬에…민주 "혈세 낭비" 尹측 "여야 합의 예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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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 외빈 만찬 장소로 신라호텔 영빈관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더불어민주당은 “혈세를 이렇게 낭비해도 되냐”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 측은 지난해 정기 국회 때 여야가 합의한 예산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당선인이 청와대 개방 후 시민 불편을 초래할 수 없어서 불가피하게 신라호텔에서 취임식 만찬을 연다고 하는데 어불성설도 유분수”라며 “청와대를 개방해도 구조상 얼마든지 영빈관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고 지적했다.

26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의 한 상점 벽면에 청와대 개방 홍보 팻말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의 한 상점 벽면에 청와대 개방 홍보 팻말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민 물가가 치솟고 있는데 국민 혈세를 이렇게 낭비해도 되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청와대) 영빈관을 사용해 국민 혈세를 절약할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민주당 김민석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5월 10일이 취임식인가 했더니 결혼식이나 은혼식 또는 결혼기념식인가보다. 신라호텔서 외빈 만찬을 하는 걸 보니”라며 “옛날에 누구 결혼식인가 한 번 가본 기억은 있다. 좀 비싸 보이긴 했다. 근데 이번 밥값은 누가 내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윤 당선인이 멀쩡한 청와대 영빈관을 놔두고 굳이 국민의 혈세를 쏟아부어 고급호텔에서 초호화 만찬을 연다고 한다. 도를 넘은 뻔뻔함에 혀를 내두르게 한다” 비판했다. 전 의원은 “국민들은 허리가 휘는데 윤 당선인은 초호화 혈세 잔치로 마치 ‘왕 즉위식’을 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며 “’취임 첫날 청와대를 개방했다’는 대통령 한 사람의 자부심과 사욕을 채워주기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은 “취임식 예산은 인수위가 요청한 것이 아니라 이미 작년 정기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주선 대통령 취임식준비위원장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고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정도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는 추정 속에서 지난해 정기국회 때 일반 예산으로 확정 통과가 됐던 예산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일 때 통과된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위원장은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외빈 취임식 만찬 행사를 신라호텔 영빈관으로 잡은 것으로도 혈세 잔치라고 비판을 하는데, 우리는 당초 청와대 영빈관에서 하려고 계획을 잡았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에서 만찬을 치르게 되면 경호 문제로 5월 10일 청와대 방문객들이 오후 2시부터 외부로 나가야 한다. 그래서 부득이 우리가 제3의 장소를 찾은 것”이라며 “청와대에서 만찬 행사를 하더라도 음식은 전부 외부 케이터링 업체를 이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호텔 만찬 행사도 대관료 정도만 추가될 뿐 청와대에서 하는 것과 비용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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