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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방기관 “北, 종교자유 세계 최악…특별우려국 재지정 권고”

중앙일보

입력

북한 주민들이 조선인민혁명군(항일 빨치산) 창건 90주년을 맞아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북한 주민들이 조선인민혁명군(항일 빨치산) 창건 90주년을 맞아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하라”고 국무부에 권고했다. USCIRF는 각국의 종교 자유를 증진하고자 미 대통령과 국무장관에게 외교 정책을 권고하기 위해 미 의회가 설립한 독립적이고 초당적인 연방정부 기관이다.

위원회는 현지 시각으로 25일 북한을 포함한 15개국을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작년 11월에 북한을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했다. 이로써 북한은 2001년 이후 20년째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에 포함됐다.

올해도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국무부가 북한을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하면 북한은 21년 연속으로 이에 포함되는 것이다.

미 국무장관은 1998년 미 의회가 제정한 국제종교 자유법에 따라 매년 세계 각국의 종교 자유를 평가하고 특별우려국과 특별감시국 등을 지정한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2021년에도 북한의 종교 자유 상황은 세계 최악이었다”며 “북한의 주체사상에 뿌리를 둔 유일 영도체제 구축 10대 원칙이 명목상 종교 자유를 보장한 북한 헌법과 국제법에 명시된 권리와 자유를 사실상 무효화한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노동당이 종교적 신념과 활동을 감시·통제하며 북한 주민의 종교 자유를 조직적으로 부정하고 있다면서 종교인들을 적대적 계급으로 분류, 국가의 적으로 간주해 차별과 처벌, 고립, 심지어 처형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 인권 침해를 조사하는 비정부기구 코리아 퓨처 보고서를 인용, 북한이 종교활동과 종교 물품 소지 등을 이유로 신도들을 박해해왔다”며 “이들이 자유 박탈과 고문, 성적 학대, 강제노동, 처형 등 다양한 인권침해와 학대를 겪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동당의 지휘 아래 중앙 및 지방의 당과 정부 조직이 이런 지독한 학대를 자행하는 데 직접 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한의 기독교인에 대한 만행이 ‘제노사이드’(집단학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영국 의회의 대북 초당적 모임(APPG)의 2021년 보고서를 인용하기도 했다.

특히 위원회는 지난해 3월 유엔 인권이사회(UNHRC)가 북한의 인권 유린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며 북한 정부에 종교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미국은 결의안을 공동 지지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작년 12월에도 유엔 총회에서 60여 개국이 참여한 대북 인권 침해 규탄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한국이 3년 연속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도 적시했다.

이에 따라 USCIRF는 북한을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에 재지정하라고 미 정부에 권고하는 동시에 “안보와 인권을 미국 정책과 대북 양자 협상에서의 상호 보완적 목표로써 통합하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국무부에 대북인권특사를 임명하라고 권고하면서 미 의회에 대해서도 특사 임명을 정부에 촉구하고 북한 인권법을 재승인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의 대북인권특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7년부터 공석이다.

위원회는 이와 함께 북한의 종교 자유 침해에 대해 국제 파트너들과 조율된 다자적 제재를 포함해 광범위한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종교 자유와 관련된 인권에서의 구체적인 진전을 대가로 특정한 제재 해제도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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