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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피난처로 떠오른 '리츠'...박스피에도 신고가 훨훨

중앙일보

입력

전 세계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 모드에 돌입하며 코스피가 2600~2700에 갇힌 사이 '리츠'(REITs) 대안 투자처로 떠올랐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람코더원리츠는 전 거래일보다 2.65% 오른 659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연합뉴스

전 세계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 모드에 돌입하며 코스피가 2600~2700에 갇힌 사이 '리츠'(REITs) 대안 투자처로 떠올랐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람코더원리츠는 전 거래일보다 2.65% 오른 659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연합뉴스

높아지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파고에 투자자들이 '리츠(REITs)의 방주'로 몰려들고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 모드에 접어들며 증시가 맥을 못 추는 상황에서 리츠가 대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주가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제공해 위험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전문가 그룹이 부동산과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운용한다. 부동산 임대소득·개발이득·매매차익 등에 따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다. 개인 투자자가 비교적 소액으로 알짜 부동산에 간접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에게도 인기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마력은 순항 중인 수익률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에 상장한 리츠 19개 종목은 평균 8.8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1.1%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주가는 신기록 행진 중이다. 이날 코람코더원리츠는 전 거래일보다 2.65% 오른 6590원에 거래를 마치며 1년 만에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지난 21일부터 3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 경신 행진 중이다. SK리츠(1.30%)와 미래에셋글로벌리츠(2.78%), 신한서부티앤디리츠(1.80%)도 이날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최근 한 달간 롯데리츠와 이즈밸류리츠 등도 고점을 깼다.

TIGER 리츠 부동산 인프라 ETF.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TIGER 리츠 부동산 인프라 ETF.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돈을 부르는 리츠의 자장은 리츠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미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 한 달간(3월 28일~4월 22일)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 32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전체 ETF 개인 순매수 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TIGER 리츠부동산 인프라는 올해 들어 8.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1.1%)과 비교하면 괄목할 성과다.

개인투자자가 손쉽게 분산투자할 수 있는 것도 리츠 ETF의 매력이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국내 리츠 투자상품이 ETF 순매수 상위 10위권에 들어가는 건 이례적”이라며 “상업용 오피스 등 국내 실물 부동산 가격이 오르며 투자 매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코스피 변동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올해 코스피 변동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순항 중인 수익률뿐만 아니라 리츠의 최대 강점은 안정적인 배당이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평균 배당수익률은 7.1%다. 현재 시중은행 정기예금(약 2%)보다 3배 이상 높다. 리츠에 따라 분기 배당과 반기 혹은 연 1회 배당을 한다.

게다가 '인플레이션 피난처'로 리츠로 돈이 몰려드는 건 헤지(위험회피) 효과 때문이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인플레로 인한 금리 인상 등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임대료로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도 호재다. 리츠의 주요 편입 자산인 상업용 오피스와 쇼핑몰, 호텔 등은 대표적인 리오프닝 수혜 종목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동산의 가장 기본적 속성이 물가상승 헤지(위험회피)”라며 “물가가 오르면 오피스와 리테일, 호텔처럼 입지가 중요한 전통형 부동산의 매력이 부각되는데 최근 이러한 기대감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공 한국리츠협회

제공 한국리츠협회

향후 전망도 밝다. 2001년 도입된 리츠의 자산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리츠 자산규모는 78조3288억원으로 5년 전(약 35조원)보다 2배 이상 커졌다. 같은 기간 리츠 수도 200개에서 326개로 늘었다. 이 중 주식 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19개로, 2020년(7개)보다 2.7배 늘었다. 올해 3~4개의 대형 리츠가 추가 상장될 예정이다

배상영 대신증권 글로벌부동산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SK리츠 등이 상장하며 대형 리츠가 속속 나오고 있다”며 “원래 상장한 리츠들도 증자를 통해 자산 편입에 성공하며 리츠의 평균 시가총액이 450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고 말했다.

국내 상장 리츠 주요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국내 상장 리츠 주요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다만 리츠에 투자할 때는 자산 편입이나 자산 가치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성을 따져봐야 한다. 홍지환 연구원은 “흔히 리츠를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리츠의 변동성은 주가지수 변동성과 거의 비슷하다”며 “리츠 가운데 개발업을 진행하거나 자산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당수익률과 배당주기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리츠는 연 5~6% 이상 배당금 지급을 목표로 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리츠는 채권과 비슷한 개념으로 시세차익보다는 높고 안정적인 배당금이 지급되는지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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