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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차차…상하이 봉쇄 후폭풍, 부품이 또 바닥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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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광주글로벌모터스(GGM)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가 중국의 상하이 봉쇄로 인한 부품 수급난을 겪고 있다. 텅 비어 있는 GGM 공장 야적장. [연합뉴스]

광주글로벌모터스(GGM)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가 중국의 상하이 봉쇄로 인한 부품 수급난을 겪고 있다. 텅 비어 있는 GGM 공장 야적장. [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상하이 봉쇄 조치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국발 부품난까지 더해졌다. 소비자 입장에선 신차 가격이 올라가고, 출고까지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 불편이 예상된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조달하는 ‘에어백 컨트롤 유닛’(ACU)  공급이 막히며 현대차가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지난 18일부터 ACU 부품 공급이 안 돼 울산2공장에서 제네시스 GV60·70·80 등을 공피치로 가동하고 있다”며 “지난 한 주 동안 1200여 대의 생산 손실을 봤다”고 말했다. ACU 부품이 모자라 컨베이어 벨트 위의 차량 조립을 띄엄띄엄 가동하는 공피치 방식으로 생산 물량을 줄이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제네시스 GV 모델은 수익성이 큰 차종이라 현대차 측은 운반 비용이 더 들더라도 캐나다 등에서 ACU를 구해 다음 주부터 공장 가동을 정상화할 방침이다.

국내 車업계 1분기(1~3월) 생산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내 車업계 1분기(1~3월) 생산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앞서 현대차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도 ACU 수급난에 18~21일 가동을 중단했다. 한국GM은 중국 협력업체로부터 브레이크 시스템 부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최근 부평1공장의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축소했다. 르노자동차코리아와 쌍용자동차는 아직 큰 차질은 없지만, 언제 상황이 악화할지 몰라 매일 부품 공급 및 재고를 확인하고 있다.

상하이 봉쇄 조치는 지난달 28일 시작돼 거의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를 비롯해 테슬라, 폭스바겐 등은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테슬라는 공장 셧다운으로 8만 대가량의 생산 손실을 봤다.

현대차·기아는 중국 공장이 상하이에 있지 않아 직격탄은 피했다. 하지만 봉쇄가 길어지며 현지 협력업체에서 조달하는 부품 수급은 더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기지로, 글로벌 완성차 생산공장뿐 아니라 수천 곳의 부품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선 중국산 와이어링 하네스(차량용 전선 뭉치) 공급난을 겪었던 2년 전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당시에도 중국이 코로나19 봉쇄에 나서며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이 끊겨 공장 가동을 멈춰야 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올해 1분기 생산량이 줄었는데, 중국 부품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8만6000여 대)보다 30% 줄어든 6만408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기아도 1분기 생산량이 각각 37만여 대, 33만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 7%가 각각 줄었다. 쌍용차와 르노코리아는 전년 대비 1분기 생산량이 늘었지만, 지난해 공장 가동 차질이 빚어진 데 따른 기저효과를 누린 측면이 크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생산량이 계속 줄고 있다.

부품 수급 비용이 커지면서, 추가 비용이 신차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부품 공급난, 원자재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모델3 가격을 최근 두 달새 총 1000만원가량 올렸다. 현대차 등도 올해 출시하는 신찻값이 수십만~수백만원 비싸졌다.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스포티지·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올 초 대기기간이 1년 2개월이었는데 이달 들어선 1년 6개월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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