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 KLPGA 통산 5승…“갤러리들 앞에서 이겨 뜻깊다”

우승자인 유해란. [사진 KLPGA]

유해란(21)이 24일 경남 김해의 가야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에서 우승했다. 최종 4라운드 2언더파 70타, 합계 16언더파로 권서연(21·합계 15언더파)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유해란은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과 지난주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나란히 톱 5에 들더니 시즌 세번째 대회에서 우승했다. 통산 5승.

2022년은 ‘유해란의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시즌 초반 열리는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는 스타들이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지난해 박민지의 6승 중 첫 승이 여기서 나왔다. 2015년엔 고진영이, 2016년 박성현이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스타가 됐다. 우승 상금 1억4400만원을 받은 유해란은 단숨에 상금랭킹 1위(2억3950만 원)로 올라섰고, 대상 포인트 1위도 지켰다.

3라운드까지 파란을 일으키며 1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신인 전효민(23)이 1, 2번 홀 연속 보기를 하면서 뒤로 처졌다. 대신 권서연이 유해란을 추격했다. 두 선수는 똑같이 1번 홀과 7, 11번 홀에서 나란히 버디를 잡았다.

권서연은 3년간 국가대표를 지낸 유망주다. 2017년 한국여자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열린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도 출전했다.

그러나 프로가 된 뒤에는 잘 풀리지 않았다. 프로 무대 첫해인 2020년 KLPGA 투어에선 상금 랭킹 125위에 그쳤다. 지난해엔 드림 투어(2부 투어)로 내려갔다. 드림 투어에서 권서연은 다시 샷을 가다듬었다. 시즌 2승에 상금랭킹 2위를 차지하면서 올해 1부 투어로 돌아왔다. 1m72㎝의 키에 시원시원한 장타가 주무기다.

후반 들어 권서연은 어려운 파세이브를 여러 차례 성공하면서 유해란을 추격했지만, 간격을 좁히지는 못했다.

경남 김해의 가야CC에서 벌어진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의 관중들. 조직위에 따르면 대회 기간 총 2만3000여 명의 갤러리가 모였다. [연합뉴스]

단독 선두를 지키며 순항하던 유해란은 2타 앞선 마지막 18번 홀에서 위기를 맞았다. 긴장한 듯 버디 퍼트가 너무 짧았고, 파 퍼트는 홀 옆을 스치고 훅 지나갔다. 약 1m 거리의 보기 퍼트를 남겨둔 상황. 이 퍼트를 놓치면 연장전에 끌려 들어갈 수 있는 위기였다. 그러나 더는 실수하지 않았다. 침착하게 보기 퍼트를 넣고 우승을 확정했다.

유해란은 “많은 갤러리 앞에서 우승을 차지해 뜻깊었다”고 말했다. 유해란이 갤러리 앞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해 KLPGA투어는 지난 2년간 무관중 경기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나흘간 약 2만여 명의 관중이 입장했다고 KLPGA측은 밝혔다.

장하나와 박결이 14언더파 공동 3위다. 지난 시즌 성적 부진으로 시드전을 거쳐 1부 투어에 돌아온 박결은 올 시즌 3경기 중 2경기에서 톱 5에 들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올해 KLPGA 투어 대회에 처음 출전한 임희정은 11언더파 공동 9위에 올랐다. 임희정은 지난 12일 프로암 참가를 위해 대회장에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했고,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3라운드까지 2위를 달리며 파란을 일으켰던 전효민은 이날 3타를 잃어 10언더파 공동 14위로 대회를 마쳤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