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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면담서 "학교 주인은 나"…외대 등장한 '김인철 어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 공세를 예고했다.

이들은 17일 성명서를 내고 "김 후보자의 자격에 매우 심각한 의문을 표한다"며 "김 후보자가 900만 학생의 교육을 책임지기에 적절한 사람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한국외대 총장 시절 학생들과 겪은 갈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취임 첫해부터 친일 인물 동상 설치로 논란을 야기했고 이후에는 교비 횡령으로 문제가 된 이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임용하며 학내 극단적 갈등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목된 학교 설립자 동상 설립을 추진하다가 학생들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또 횡령으로 문제가 된 박철 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임용하면서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총장시절 금수저 가정환경 조사, '비상식적 결정' 

민주당 의원들은 이른바 '금수저 가정환경 조사'도 "비상식적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김 후보자가 고위공무원, 국회의원, 법조인, 기업 대표 등 7개 직업군의 학부모가 있는지 파악한 것을 두고 "차별과 위화감을 조장하는 시대착오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밖에도 김 후보자는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은 프로골퍼에 대해 높은 학점을 주도록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또 2020년 총장 재임 시절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의혹으로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됐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한국외대 학생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인철 어록'이 등장하기도 했다. 학생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학교 주인은 저입니다"고 하거나 학생들 말을 끊고 "가만있어"라고 했다는 내용이 알려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라고 보기 어려울만큼 학생들에게 고압적인 자세와 태도를 유지했고 학생을 향한 징계도 아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후보자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자사고 존치, 정시 확대' 등을 시사한 것에 대해 일부 교육단체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좋은교사운동은 "정시 확대는 사교육비 증가를 불러올 것이고 고3 교실을 문제 풀이 교실로 황폐화시킬 것"이라며 "자사고 유지는 우리 아이들을 초등학교 시기부터 사교육으로 내모는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줄세우기 정시와 자사고 등 특권학교가 사교육과 입시경쟁, 교육 불평등을 부추겨온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이들은 "미래로 나아가는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는 지금 그 누구보다 교육적, 정책적 역량을 지닌 인물이 필요한데 김 후보자가 과연 그러한 역량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민주당 교육위원은 김 후보자가 살아온 삶을 철저 검증하는 것은 물론이고 충분한 자질과 역량을 갖췄는지도 면밀히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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