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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입 탓? 尹心 반영? 강원 공천이 시끄러운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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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6ㆍ1 지방선거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단수 공천을 결정한 곳은 7곳이다. 서울(오세훈)ㆍ부산(박형준)ㆍ경북(이철우)ㆍ광주(주기환)ㆍ전북(조배숙)ㆍ전남(이정현)ㆍ강원(황상무) 등이다. 경쟁 후보가 없을 정도로 지지율이 압도적이거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호남 지역 등이 꼽혔다. “공천 심사의 기준은 한 가지, 선거 승리를 위한 본선 경쟁력”(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라는 게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부터), 박형준 부산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부터), 박형준 부산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연합뉴스

현직 프리미엄 3인방과 험지 돌파 3인방

공관위가 가장 먼저 단수 공천자로 꼽은 이는 현직 단체장 3인방이다. 지난 11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이철우 경북지사가 단수 공천됐다. 앞서 3선 불출마를 선언한 권영진 대구시장을 제외하고, 국민의힘 소속 현직 단체장이 모두 꼽혔다. 서울에선 노동현장 근무자 이영균씨와 최용석 덕유산업 대표가 도전장을 냈으나 오 시장이 전략 공천됐다. 부산ㆍ경북에선 처음부터 박 시장, 이 지사만 각각 홀로 신청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현직 3인방은 경쟁력이 앞서는 압도적인 후보로 평가받는다. 3선인 오 시장은 한나라당 국회의원ㆍ최고위원을 거친 대선주자급 인사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57.5%를 득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39.2%)를 18.3%포인트 차로 눌렀다. 한나라당 의원과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 시장도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62.7%를 득표, 김영춘 민주당 후보(34.4%)를 28.3% 포인트 차로 크게 이겼다.

박형준 부산시장. 인수위사진기자단

박형준 부산시장. 인수위사진기자단

이 지사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궤멸당했던 2018년 지방선거에서 살아남은 2명(이철우ㆍ권영진) 중 1명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당시 민주당이 14곳을 석권했던 선거였다. 남은 1곳은 제주 지역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원희룡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차지했다. 이 지사는 당시 52.1% 득표로 민주당 오중기(34.3%) 후보를 넉넉하게 이겼다.

이철우 경북지사. 중앙포토

이철우 경북지사. 중앙포토

호남 3곳은 국민의힘 약세 지역인만큼, 단수공천을 통해 후보자들이 조기에 선거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웠다. 3ㆍ9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보수정당 사상 호남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고, 이준석 대표의 서진(西進) 정책 뒷받침이 이어지면서 ‘버리는 카드’로 여겨졌던 호남 선거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광주ㆍ전남에 공천 신청자가 전무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광주ㆍ전남 각 2명, 전북 3명 공천 신청이 이뤄졌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김상선 기자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김상선 기자

전남지사 선거 단수 공천자가 된 친박(親朴) 이정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보수정당의 불모지인 호남(전남 순천)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광주시의원 지방선거 낙선, 광주서을 총선 낙선 2회 등 끊임없이 호남의 문을 두드리면서 일궈낸 결과다.

조배숙 전 의원. 중앙포토

조배숙 전 의원. 중앙포토

전북지사 선거에 나서는 조배숙 전 의원은 대한민국 최초 여성 검사 출신이다. 새천년민주당(현 민주당)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 익산에서 16ㆍ17ㆍ18ㆍ20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국회 문화관광위원장, 민주평화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 광주의 주기환 전 광주지검 수사과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광주지검 특수부 검사로 근무할 때 검사와 수사관 관계로 인연을 맺었다. 대통령직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도 맡았다.

강원 공천, 尹心 반영?…김진태 “특단 대책 강구”

다만 강원지사 선거 단수공천은 논란의 대상이다. 각종 여론 조사상 우위를 차지했던 김진태 전 의원이 컷오프되고 황상무 전 KBS 앵커가 공천됐기 때문이다. 김행 공관위 대변인은 “과거 김 전 의원의 일부 발언들이 국민 통합에 저해된다는 점이 결정적 이유”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 의원 시절 5ㆍ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망언 논란’이 일었던 공청회를 개최해 중앙당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은 적 있다.

황상무 국민의힘 강원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자신을 단수 추천으로 후보 확정을 짓자 강원 춘천시 선거사무소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황상무 국민의힘 강원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자신을 단수 추천으로 후보 확정을 짓자 강원 춘천시 선거사무소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황 전 앵커가 윤석열 캠프 언론전략기획단장을 맡았던 터라 ‘윤심’(尹心)이 반영된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도 “부담이 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우리 모든 당원은 다 윤 당선인과 이런저런 친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김 전 의원은 단수 공천이 결정된 14일 페이스북에 “이게 과연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나”라며 “이의를 신청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썼다. 김 전 의원은 15일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끝내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김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김진태 전 의원. 뉴스1

김진태 전 의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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