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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가 뽑은 '3대 마스터'…이 감독이 번아웃 이겨낸 비결 [배우 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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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배우 언니' 16일 방송은 첫 산문집 『호호호』를 펴낸 윤가은 감독('우리들' '우리집')을 초대해 코로나 속 울적한 당신을 웃게 할 영화, 드라마 5편을 이야기했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가 함께했다. [사진 배우 언니, 윤가은]

팟캐스트 '배우 언니' 16일 방송은 첫 산문집 『호호호』를 펴낸 윤가은 감독('우리들' '우리집')을 초대해 코로나 속 울적한 당신을 웃게 할 영화, 드라마 5편을 이야기했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가 함께했다. [사진 배우 언니, 윤가은]

‘우리들’(2016), ‘우리집’(2019) 등 어린이 영화로 이름난 윤가은(40) 감독이 올초 첫 산문집 『호호호』(마음산책)를 냈습니다. 부제는 ‘나를 웃게 했던 것들에 대하여’. 오래된 문구류부터 명랑만화, 귀여운 말실수, 심지어 막장 드라마까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담아냈죠.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짐)’를 자처하는 그의 시시콜콜한 취향은 일종의 재능 같기도 합니다. 일상 속의 평범한 순간들을 특별한 것으로, 윤이 나게 만드는 능력이죠. 다정하고 세심한 성품은 영화 촬영에도 드러납니다. 초등학교 4학년생들의 ‘왕따’ 문제(우리들), 가족을 지키려는 소녀들의 성장담(우리집) 등을 어린이 눈높이로 섬세하게 그려온 그는 ‘우리집’ 촬영 당시 어린이 배우를 어른과 동등하게 존중하고 배려하는 현장 수칙을 직접 마련해 조화로운 촬영 분위기가 영화에도 십분 담기도록 했죠. 2년 전 영국 영화잡지 ‘사이트 앤드 사운드’를 통해 윤 감독을 차세대 감독 20인에 선정한 봉준호 감독은 그를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더불어 아역 배우가 살아 숨 쉬게 하는 3대 마스터”로 꼽기도 했습니다.

[배우 언니] #첫 산문집 『호호호』 낸 윤가은 감독 #코로나 우울 물리쳐줄 추천작 5편

갑작스런 번아웃 이겨낸, 좋아하는 마음(好) 

이처럼 심지 단단한 윤 감독도 “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무너진” 때가 있었습니다. 두 번째 장편 ‘우리집’을 찍은 후였죠. 꿈에 그리던 감독이 된 뒤 너무 열심히 달렸던 탓일까요. 번아웃이 찾아왔답니다. 가장 곤혹스러운 건 아무리 노력해도 다시 예전처럼 영화가 좋아지지 않았던 겁니다. “열렬히 나를 불태우며 사랑했더니 끝내 재가 되어 더는 아무 감정도 느낄 수 없게 되어버린 것 같았다. (중략) 그게 내가 가진 유일한 재주였고 매일을 살아가는 원동력이었는데, 눈앞에 캄캄했다.” 『호호호』 프롤로그 일부입니다. 이 글의 제목은 ‘좋아하는 마음을 찾아서’. 그가 좋아할 호(好)를 세 번 쓴 산문집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 영화 밖으로 밀어낸 수많은 사랑을 다시 돌아보고, 내가 정말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삶을 진심으로 원했는지 되찾기 위해서죠. 그렇게 시작된 취향의 회고록은 다시 한번 영화란 결말로 조심스레 향했습니다. 지금, 윤 감독이 다시 새 시나리오 작업에 뛰어들 기운을 되찾게 된 배경입니다.

영화감독 윤가은의 첫 산문집 『호호호』 [사진 마음산책]

영화감독 윤가은의 첫 산문집 『호호호』 [사진 마음산책]

3년째 접어든 코로나19 속에 그는 다시금 우울감이 찾아오기도 했답니다. “나중에야 알았어요, 저는 타고난 ‘집순이’라 혼자서도 괜찮다고 느꼈는데 이게 장기간 지속되니까, 자발적으로 안 나가는 것과는 굉장히 다르더군요.” 그럴 때도 그를 지킨 건 좋아하는 것들이 아주 많은 ‘호호호(好好好)’의 마음입니다. 지난 7일 중앙일보 팟캐스트 ‘배우언니’를 찾은 그는 ‘호불호(好不好)’ 아닌 ‘호호호’로 살아가는 것의 장점을 이렇게 말하더군요. “기분이 늘 좋아요. 기분은 내 삶의 행복의 물꼬를 터주는 지표인 것 같은데, 좋아하는 게 있으면 늘 기분이 좋잖아요.”

윤가은 감독 인증, 당신을 웃게 할 영화는

외화 '쥬만지' [사진 소니픽처스]

외화 '쥬만지' [사진 소니픽처스]

그에게 우리를 웃게 할 영화 5편 추천을 청했습니다. 로빈 윌리엄스가 게임 속 정글에 갇히는 어른아이로 나온 ‘쥬만지’(1995)부터, 생애 첫 파리 배낭여행을 가게 한 ‘아멜리에’(2001), 키어스틴 던스트 주연의 파이팅 넘치는 고교 치어리더팀에 관한 영화 ‘브링 잇 온’(2000), 볼 때마다 새로운 셀린 시아마 감독의 ‘톰보이’(2011)까지 다채롭습니다. 영화가 아닌 아주 의외의 취향도 포함됐습니다. 코로나 우울을 극복할 윤 감독의 추천작 5편과 산문집 뒷이야기,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와 함께한 16일 ‘배우 언니’ 팟캐스트 윤가은감독 편(https://www.joongang.co.kr/jpod/episode/828)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배우 언니 모아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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