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북대 총장 "정호영 아들 봉사활동 진위 확인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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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전경. 사진 경북대병원

새 정부 첫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정호영(62) 전 경북대병원장의 두 자녀 의과대학 편입 관련 의혹을 놓고 홍원화(59) 경북대 총장이 대학 측의 입장을 밝혔다.

홍 총장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고위직으로 있을 당시 남매가 경북대 의대에 2017년, 2018년 잇따라 학사 편입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편입과 관련한 의혹을 철저히 조사했다”며 “그동안의 조사에서 부정이 있다면 오히려 총장이 직접 나서 더 세게 밝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 중앙포토

하지만 남매 중 아들의 입학성적이 홍 총장의 설명보다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난 데다, 정 후보자 아들이 의대 편입에 합격한 해에 지역인재특별전형이 도입된 점 등 석연찮은 대목이 있다. 현재 정 후보자 아들은 군 전역 후 복학해 의대에 재학 중이고, 서울대에서 경북대로 편입한 딸은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전공의로 수련 중이다.

홍 총장은 정 후보자 아들이 학부생 때 연구자로 이름 올린 논문 2편의 진위를 확인했는지를 묻는 말에 “논문 진위는 연구실에서 해당 교수와 함께 연구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반면 2015년과 2016년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기술한 부분에 대해서는 “경북대 병원에서 했다는 봉사 부분의 진위는 확인 중에 있다”고만 말했다.

현재 정치권 등에선 2018년 의대에 편입할 당시 합격자 17명 중 정 후보자의 아들만 경북대 출신이고, 나머지 합격자는 서울대, 포항공대, 이화여대, 한국과학기술원 출신이라는 점 등에도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 총장은 “아버지가 경북대 의대 교수라고 해서, 자신이 경북대 출신이라고 해서 의대에 편입을 못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경북대학교 본관 전경. 사진 경북대

그는 아들의 의대 편입학에 당시 병원장인 정 후보자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묻는 말에 “경북대 의대 편입학은 교수인 병원장이나 처장이 한두 마디를 한다고 해서 합격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시험을 담당한 18명도 다 직책이 만만치 않은 의대 교수인 데다 구술·면접은 '블라인드'로 치러졌다”고 답했다.

또 경북대 전자공학부를 졸업하고 의대로 편입한 것을 두고는 “상위권 성적으로 최종 합격했다”며 “서류전형에 제출한 학부 성적도 훌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총장의 답변과 달리 본지가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북대로부터 제출받은 두 자녀의 편입학 전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들의 면접은 9등, 구술평가는 11등으로 확인됐다. 서류전형 평가에선 6등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대 의대가 아들이 편입한 2018학년도부터 ‘대구·경북 지역 소재 고등학교 또는 대학 출신’만 지원 가능한 특별전형을 신설한 점을 놓고도 의문이 일고 있다. 당시 의과대학 편입은 의학전문대학원 폐지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만 시행됐는데, 2018학년도부터 지역 인재를 우대하기 위해 특별전형이 생겼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는 전년도에 같은 의대에 일반전형으로 지원했다 떨어진 아들이 2018학년도에 새롭게 신설된 전형을 통해 합격한 사실이 의심스럽다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홍 총장은 “2018년 이 전형을 처음 도입한 것은 지역 출신 인재를 (경북대에) 뽑아달라는 대구시의 요구, 교육부의 권고가 있었다”며 “수도권 쏠림 현상을 막아달라는 요구가 그 시기에 많았다"고 했다.

2018년에 대구시 요구나 교육부 권고를 받아들인 점을 두고도 석연치 않은 측면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지역인재 특별전형은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4년 전인 2014년 7월 시행돼서다. 경북대와 같은 국립대인 부산대·충북대·전북대·전남대 등 다른 지방 의대의 경우 2017학년도 입시부터 지역 인재 특별전형으로 편입생을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도입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다음은 홍 총장과의 일문일답.

블라인드 면접이라고 해도 이름과 수험번호가 나온다. 그리고 이미 시험 전 병원 고위직 아들이 응시한다더라 하는 소문이 학교에 나지 않았나.

“소문으로 이름을 알고, 서류로 누군지 안다 하더라도 시스템상 불가능하다. 구술과 면접에만 12명의 교수진이 참여한다. 수험생들은 조를 이뤄 이들을 결국 다 만나게 된다. 그러고 전체 시험 점수를 12명 교수진이 참여해 정한다. 부정으로 합격할 수가 없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당시 시험 과정을 다 살펴보고, 입시 담당 교수들에게도 모든 사실을 확인했나.

“학교 입학처를 통해 서류 전형부터 면접까지 면밀하게 당시 상황을 살펴 챙겼다. 그리고 경력 등 서류에 쓰인 성적표, 입시 과정 등 각종 서류를 청문회를 준비하는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시험에 참여한 교수들에게도 만일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을 받은 상태다.”

그 전해 즉 2017년도에 아들이 한차례 의대 편입학에서 불합격했다. 그런데 그다음 해는 바로 합격. 상식적인가.

“그 전해 불합격은 일반전형이다. 지역 인재 특별전형이 아니다. 또 불합격 후 1년간 공부를 세게 한 것 같다. 텝스 점수가 881점이었다. 그 전해 불합격 때는 이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은 것 같다. 그 전해 불합격 사례 역시 경북대 의대 입시에 부정이 없다는 것을 더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본다.”

2018년 편입생 합격자 17명 중 7등의 성적으로 후보자의 아들이 의대 편입에 성공했다. 유일한 경북대 출신. 유일하게 경북대 병원에 아버지를 둔 지원자로다.

"경북대 공대, 전자공학부를 지극히 낮은 수준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것 같아 아쉽다. 경북대 출신 중에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경북대 의과대학 편입 학생이 4명이 있다. 일반전형과 지역 인재 특별전형을 합쳐서다. 경북대 공대를 단순히 인서울. 지방대로 구분한다는 건 인정할 수 없다. 수도권 특정대학과 비교했을 때 전혀 밀리지 않는다. 또 정 후보자의 아들의 학부 졸업 성적이 340명 중 5등이다. 이 성적을 봐야 한다. 평가가 공정했으면 다 공정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