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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노인 바지서 똥이 뚝…"안쓰럽다" 직접 청소한 대인배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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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이미지. [사진 pexels]

노인 이미지. [사진 pexels]

동네 대형 마트 사장이 매장에 대변을 누고 간 70대 손님에게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영업 중인 매장에 똥을 싸고 갔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300평 정도 되는 동네 마트에서 21년간 일하다 보니 별의별 손님도 보고 직원도 많이 봤다”며 “오늘은 너무 황당한 일을 겪어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점심을 먹고 매장에 돌아오자마자 구릿한 냄새를 맡았다. 직원에게 물어보자 “어떤 손님이 매장에 똥을 여기저기 싸놓고 가서 그런다”고 답했다.

직원과 손님이 있는 매장에 똥을 싸고 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황당한 마음에 A씨는 CCTV를 확인했다.

CCTV에는 7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노인이 걸어가는데 바지 사이로 똥이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이 노인은 떨어진 똥을 발로 차서 여기저기 흩뿌려지게 했다.

A씨는 “직원들도 똥 치우고 청소하느라 힘들었다고 하니 괜히 미안했다”며 “화나고 짜증 났는데 갑자기 얼마 전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는 “나이를 먹다 보니 갑자기 용변이 마렵고 또 그걸 참기가 힘들어 바지에 똥을 싼 적도 있다”며 “병원을 찾아가니 의사가 ‘나이 먹으면 괄약근의 힘이 약해져 갑자기 용변을 지리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병이 아니라 약도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려보니 화도, 짜증도 사라지고 도리어 안쓰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직원들이 아직 냄새나는 것 같다고 투덜거리기에 우리 매장 잘되라고 똥 싸고 간 거라며 쿨하게 웃었다. 이후 락스물로 대걸레를 빨아 직접 청소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A씨는 “나도 나이 50세를 넘어서자 여기저기 아프고 노안까지 와서 작은 글씨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며 “다시 한번 나이를 먹는다는 게 참 서글프게 느껴지는 하루”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은 보시는 분들에게 실례가 될 것 같아서 생략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사장님이 대인배이시니 곧 좋은 일 생길 거다”, “힘내라”, “21년째 마트 운영하시는 이유가 있다. 대단하다”, “짜증 나실 텐데 마음 따뜻한 사장님 번창해라” 등 선플로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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