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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기자간담회에도 ‘서울 제3후보론’ 비등…경기는 경선룰 갈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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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서울시장 출마 배경 등에 대한 기자간담회장에 참석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서울시장 출마 배경 등에 대한 기자간담회장에 참석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다음 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공식적으로 하고, 10대 공약을 차례로 발표하겠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6·1지방선거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 개시를 선포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일 주소를 인천 계양에서 서울 송파로 이전해 ‘자출(自出) 논란’이 빚어진 뒤에도 아껴오던 공개 발언을 시작한 것이다. 서울 지역구의 재선 의원은 “당내에 확산 중인 ‘송영길 불가론’에 끝내 맞부딪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선택을 당을 위한 “희생” 또는 “헌신”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서울시장 후보 등록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 시의원·구의원에 출마할 분들이 많이 걱정했다”며 “이 중 41명이 성명을 발표했고, 여러 의원과 당내 청년들이 제 결단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3000여 명의 당원이 2424원을 (후원계좌에) 입금하며 서울로 이사 오라고 요구했다”며 “책임감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출마에 대해 송 전 대표는 “민주당 후보가 없어서 외부에서 비아냥거리곤 했는데, 제가 마중물 역할을 해서 6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그나마 기여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평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 전략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그것을 개선할 수 있는 의지를 갖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을 통해 당원 50%, 국민 50%의 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당 일각의 전략공천론에 대해선 “시간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이미 만들어진 꿀단지(후보)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시간은 본선 경쟁력을 오히려 갉아먹는다”고 반박했다. 현재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신청자는 송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 김진애·정봉주 전 의원, 김송일 전 전남행정부지사, 김주영 변호사 등 6명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14일 이들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다.

‘세대교체’ 내건 박주민…제3후보 전략공천론 확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있다. 뉴스1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있다. 뉴스1

등록한 경쟁자 중 움직임이 가장 분주한 것은 박주민 의원이다. 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세대교체와 시대 교체를 통해 ‘더 젊고 더 새로운 서울시’를 만들겠다”며 “대결적 사고와 ‘남 탓 정치’ 같은 관성을 넘어 비전을 제시할 인물과 세력,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돼 온 ‘임대차 3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책적 차원의 사과를 했다. 그는 지난 8일 YTN 인터뷰에서 “서둘렀던 부분이라든지, 효과에 대해서 정확한 예측을 못 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임차인의 주거 안정이라는 부분도 저희 정치권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대표발의자였던 박 의원은 ‘임대차 3법’ 통과 한 달여 전(2020년 7월) 자신의 임차인과 임대료를 26% 이상 올려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에 인상폭을 낮췄다.

사실상 경선 레이스가 시작된 셈이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오히려 ‘제3후보론’이 확산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뉴페이스 신(新) 4인방을 띄워야 한다”면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강병원 의원, 김현종 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의 이름을 열거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수도권 의원도 “후보자 공모 기간이 끝났지만, 이낙연·추미애 전 대표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추가 설득하고 전략공천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임 전 실장은 9일 SBS 인터뷰에서 “당으로부터 역할을 요구받으면 그럴 생각이 있다. 그렇다고 뻘밭에서 배를 밀고 가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지사 경선룰 갈등 계속…비(非) 김동연 단일화 제안도

더불어민주당 경지지사 경선에 나선 후보들. 왼쪽부터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 안민석 의원, 조정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경지지사 경선에 나선 후보들. 왼쪽부터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 안민석 의원, 조정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중앙포토

안민석·조정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등 3명이 후보자 신청을 마친 경기지사 경선은 ‘경선룰’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를 배려하다 보니, 합당 완료 시점까지 경선 일정이 사실상 ‘올스톱’ 됐다는 게 경쟁 후보 측의 불만이다.

조정식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은 경선 기간이 채 3주가 안 되는데, 아직 경선 후보도 경선 룰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조 의원은 “김 대표가 민주당 후보로 경선에 나서고자 했다면 서둘러 합당을 진행했어야 한다”며 “이 상태로는 졸속경선이 불가피하다. 김 대표는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표권자의 범위를 당원 외로 넓히는 국민참여경선 절차를 바로 시작해야 한다는 조 의원의 주장이다.

나머지 세 후보의 단일화를 먼저 추진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단일화로 김 대표와 일대일 대결을 만든다면, 민주당 경선이 흥행하게 되고 경기지사 선거 승리의 확실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조 의원과 염 전 시장을 향해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이에 염 전 시장 측은 “합의만 되면 어떤 방법이든 가능하다”는 원칙적 찬성 입장을, 조 의원은 “이미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원칙적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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