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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사령탑 오른 ‘진짜 윤핵관’ 권성동, 한덕수 인준이 첫 시험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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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3호 04면

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8일 김기현 전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8일 김기현 전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친윤계’ 인사다. 강릉 출신인 그는 외가인 강릉에 자주 놀러 온 동갑내기 윤 당선인과 10대 초반부터 알고 지냈다. 1993년 수원지검에서 검사(권성동)와 검사시보(윤석열)로 함께 일했고 2003년 광주지검에서도 형사부 부장검사와 특수부 평검사로 만난 인연이 있다.

대선 경선 기간에는 윤 당선인을 막후에서 돕다가 지난해 9월 캠프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자 종합지원본부장으로 합류해 캠프 분위기를 다잡는 역할을 했다. 지난 1월 윤 당선인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부침을 겪을 때는 당 사무총장과 캠프 직책에서 자진해 물러나며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를 잘 아는 중진 의원은 “이른바 윤핵관 중에서도 윤 당선인과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진짜 윤핵관’”이라고 평가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투표에 앞선 정견 발표에서 이런 세간의 평가를 의식한 듯 “요즘 윤핵관에서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고, 그러자 장내에선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경쟁자인 조 의원이 “윤핵관이 되고 싶었는데 꿈을 못 이룬 ‘미생’ 조해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과 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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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원내대표는 “역대 정부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청와대에 모든 권력이 집중되고 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했기 때문”이라며 “수직적인 당·청 관계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를 해체하고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제왕적 대통령 시대를 종식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국정 철학을 실현하고 당이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서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윤핵관’인 권 원내대표와 ‘비핵관’인 조 의원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 이번 선거가 권 원내대표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향후 집권 여당 내부에서 ‘친윤계’가 대거 약진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3선 의원은 “과거 친이·친박계로 대변됐던 계파색이 최근 옅어진 상황이었는데, 권 원내대표를 구심점으로 윤 당선인의 원내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4선인 권 원내대표가 의정 경험이 없는 ‘0선’ 윤 당선인을 도와 정부와 국회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자처할 가능성도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의 강점은 상대 당이라도 선을 긋지 않는 원만한 소통 능력과 협상력”이라며 “윤 당선인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이인 만큼 긴밀한 당정 협력을 바탕으로 각종 위기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일각에선 ‘윤핵관’이란 타이틀이 향후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꼬리표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대선 패배 후 공세를 벼르는 민주당이 윤 당선인과 가까운 권 원내대표를 공격 타깃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여부가 권 원내대표의 대여 협상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두 달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도 결과에 따라 권 원내대표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지만 반대로 시작부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국민의힘 원로 인사는 “역대 보수정당 신임 원내대표 중 가장 난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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