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보라 ‘저주 토끼’ 부커상 최종 후보…“장르 초월 단편 모음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커상재단은 7일(현지시간)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를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로 발표하며 작품에 대해 “마술적 사실주의, 호러, SF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 장르 초월의 단편 모음집”이라고 소개했다. [부커상 홈페이지 캡처]

부커상재단은 7일(현지시간)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를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로 발표하며 작품에 대해 “마술적 사실주의, 호러, SF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 장르 초월의 단편 모음집”이라고 소개했다. [부커상 홈페이지 캡처]

SF 작가 정보라의 소설집 『저주토끼(Cursed Bunny)』가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한국 작가가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채식주의자』를 쓴 소설가 한강에 이어 정씨가 두 번째다.

7일(현지시간) 부커상 재단은 공식 SNS를 통해 발표한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6편에 정씨의 『저주토끼』를 포함했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상으로, 인터내셔널 부문은 영어로 번역 출간된 비영어권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 2016년에는 소설가 한강이 장편 『채식주의자』로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상을 수상했고, 2018년 그의 또 다른 장편 『흰』이 또다시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2019년에는 황석영의 장편 『해질 무렵』이, 올해에는 정보라씨의 작품과 함께 소설가 박상영의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이 1차 후보에 올랐으나, 최종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세계 3대 문학상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 [연합뉴스]

세계 3대 문학상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 [연합뉴스]

2017년 발표된 『저주토끼』는 SF·호러 단편 10편을 묶은 소설집으로, 주로 저주와 복수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부커상재단은 후보작을 소개하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정씨 작품에 대해 “마술적 사실주의, 호러, SF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 장르 초월의 단편 모음집”이라고 소개했다. 또 정씨에 대해서는 “현대 사회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매우 현실적인 공포와 잔인함을 다루기 위해 환상적이고 초현실적 요소들을 사용하는 한국인 작가”라고 밝혔다.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한 정씨는 미국 예일대에서 러시아 동유럽 지역학 석사, 인디애나대에서 슬라브 문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학에서 강의하며 소설을 쓰고 러시아를 비롯한 슬라브어권의 SF·판타지 문학을 번역한다.

정씨 소설집은 스웨덴에서 태어난 한국인 번역가 안톤 허(Anton Hur, 허정범)가 번역했다. 안톤 허는 작가 정씨와 함께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올랐다. 부커상 홈페이지는 안톤 허에 대해 “스웨덴에서 태어나 홍콩·에티오피아·태국에서 자랐지만, 한국에서 생의 대부분인 30년을 살았다”며 “그의 번역은 정씨의 글이 호러에서 뒤틀린 유머로 미끄러지는 방식을 능숙하게 포착한다”고 소개했다. 신경숙의 장편 『리진』이 안톤 허의 번역으로 미국에서 출간된 바 있다.

『채식주의자』의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는 영국인, 『해질 무렵』의 번역가 소라 김-러셀은 한국계 미국인이었기 때문에, 한국 국적의 번역가가 부커상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6편의 작품. [부커상 홈페이지 캡처]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6편의 작품. [부커상 홈페이지 캡처]

올해 부커상의 최종 수상작은 다음달 26일 발표된다. 5만 파운드(한화 약 8000만원)의 상금은 번역의 중요성을 고려해 작가와 번역가에게 절반씩 공동으로 지급된다. 최종 후보에 오른 여섯 작품에도 각각 2500파운드(약 400만원)가 수여된다.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폴란드의 올가 토카르추크의 『야곱의 책들(The Books of Jacob)』,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곤 하는 노르웨이 욘 포세의 『새로운 이름(A New Name)』, 일본 작가 가와카미 미에코의 『천국(HEAVEN)』, 아르헨티나 작가 클라우디아 피네이로의 『엘레나는 안다(Elena Knows)』, 인도 작가 지탄잘리 슈리의 『모래의 무덤(TOMB OF SAND)』이 함께 후보에 올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