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 '2차 부스터샷' 어떡하죠? 이스라엘 보고서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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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이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4차 코로나19 접종(2차 부스터샷)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최근 완만하게나마 감소세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고령층 피해가 유지되면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4차 접종이 어느 정도 중증 악화를 막아준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나와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 자문을 거쳐 결론내릴 방침이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7일 브리핑에서 “해외현황과 (4차 접종) 관련된 연구들을 종합해 고령층의 중증화 예방을 위해 4차 접종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통해 결정되면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25일 서울 동작구의 한 의원에서 시민이 백신 추가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선 지난 2월부터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 정신건강증진시설 등의 입원·입소자, 종사자 등 고위험군 180만명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하고 있다. 이날 현재 누적 4차 접종자는 29만9462명으로, 대상자의 17% 정도만 접종을 끝냈다. 오미크론 유행과 맞물려 요양병원·시설에서의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4차 접종 시기를 놓친 데다 여전히 우려 분위기가 있는 게 접종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은 그간 일반인에 대해선 4차 접종의 이득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접종 대상 확대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확산세가 꺾였음에도 여전히 60세 이상 확진자가 전체의 20%에 이르고 위중증, 사망 피해가 80, 90% 이들에 집중되고 있어 검토하게 됐다.

60세 이상 고령층은 상당수 지난해 11, 12월 3차 접종했다. 시간이 지나며 백신의 보호 효과가 떨어지면서 최근 고령층에서의 감염과 중증, 사망 피해가 늘고 있다고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권근용 팀장은 “(4차 접종의) 감염 예방보다 중증화, 사망 예방 효과에 목적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3차 접종의 중증화 예방 효과가 어느 정도 유의미하게 지속하는지, 4차 접종으로 유의미하게 중증화 예방 효과를 올릴 수 있을지를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연구진이 올 1~3월 60세 이상 125만여명 대상으로 분석해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4차 접종자에서의 감염 비율은 3차 접종자의 절반 수준이었다고 한다. 다만 이런 효과는 접종 4주 이내 최대이고 이후 감소해 두 달(8주)이 지나면 사실상 유의미한 예방을 기대하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 기간이 짧긴 했지만, 중증 보호는 꽤 오래 유지됐다. 4차 접종자의 중증 예방 효과는 접종 4주 지난 시점에서 3차 접종군의 3.5배였고 6주 차부터는 4.3배로 더 벌어졌다.

지난 2월 28일 오후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뉴스1

권근용 팀장은 통화에서 “고령층에 대해서 일괄 접종했을 때 얻는 이 정도의 효과가 감수해야 할 사회 수용성이라든지, 접종에 대한 우려 등보다 클 것인지, 위험과 이득을 함께 봐야 해 쉽게 결론 내리긴 어렵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재유행 경향을 보이는 해외에선 속속 4차 접종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유럽과 미국 보건당국은 각각 80세 이상, 50세 이상에 허용했다. 유럽 보건당국 권고 이전에 독일(70세)과 프랑스(80세) 등은 자체 판단으로 이미 권고했고, 프랑스는 이날 접종 대상 연령을 60세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영국(75세)과 호주(65세), 이스라엘(60세) 등도 고령층에 접종한다.
권근용 팀장은 이런 추세와 관련, “유행 양상이 우리와 다르고 3차 접종률도 국내(80~90%)와 달리 50~60%대에 머물러 있는 점 등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중증도가 낮다고 하지만 고령자에서는 여전히 위협적이고, 재감염률도 높다”며 “60세든, 70세든, 80세든 고령자에서의 4차 접종을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날 확진자의 3차 접종 권고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확진자는 기본 접종(1,2차 접종)대상으로, 3차 접종은 원하는 경우에만 맞을 수 있게 허용했는데 최근 국민 30% 가량이 확진 이력을 갖게 되면서 필요성이 있는지 따져보기로 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