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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108% 뛸 때 삼성전자 -14%…실적이 만회할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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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10만 전자’를 외치던 목소리는 자취를 감췄다. 지난달 ‘6만전자’로 추락한 삼성전자 주가가 회복할 기미가 없다. 1분기 역대급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주가의 변곡점이 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 전망이다. 6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01% 하락한 6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2020년 12월 1일(6만78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 기준으로도 올해 들어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해 10월 13일 기록한 52주 최저가(6만8300원)가 코앞이다.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7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로 쏠린다. 시장 전망치는 나쁘지 않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1분기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액 75조1454억원, 영업이익 13조103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4.92%, 영업이익은 39.65% 증가할 전망이다. ‘보릿고개’로 통하는 1분기 매출이 70조원을 넘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실적 자체가 반등의 계기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주변 상황이 좋지 않다. ‘매크로(거시경제)’가 발목을 잡는다는 이야기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역사적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주가에 큰 변수가 되지는 않았다”며 “당장의 주가 흐름은 금리인상 등 매크로 이슈가 경기민감주인 반도체를 누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한 건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적인 통화 긴축 계획을 시사하면서 미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락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반도체 기업 중 유독 삼성전자의 주가가 부진한 데 있다. 유진투자증권이 주요 반도체 기업의 2021년과 2022년 1분기 누적 주가 상승률을 따져보니 삼성전자는 -14%를 기록했다. SK 하이닉스(0%)보다도 하락 폭이 컸다. 대만의 TSMC(14%)와 비교해도 부진하다. 미국의 AMD(18%)나 엔비디아(108%)와 격차는 더 컸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을 받는 건 맞지만, 미국 IT나 반도체 기업보다 삼성전자 주가가 유난히 좋지 않다”며 “시장이 성장 동력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모습”이라고 했다. 다만 주가가 많이 내린 만큼 2분기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센터장은 “여러 이슈가 가시적으로 해소되면 8만원대 복원 잠재력은 충분하다”며 “그 이상으로 주가 상승 폭을 높이려면 의미 있는 인수합병(M&A)이나 애플·TSMC 등 핵심경쟁사와 격차를 의미 있게 줄이는 행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25일 국내에 출시한 갤럭시S22 시리즈가 판매 43일 만에 100만대 판매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S22 시리즈의 국내 판매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오는 8일 100만대 돌파가 확실시된다고 6일 밝혔다. 전작인 갤S21의 57일보다 2주가량 빠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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