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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엔 소주 한잔이면 다 나았는데…” 95세 송해, 코로나 이기고 돌아온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전국노래자랑’의 최장수 MC이자 현역 최고령 연예인인 송해가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회복을 끝내고 ‘전국노래자랑’에 복귀한다. 그가 참여한 녹화는 오는 10일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 KBS]

‘전국노래자랑’의 최장수 MC이자 현역 최고령 연예인인 송해가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회복을 끝내고 ‘전국노래자랑’에 복귀한다. 그가 참여한 녹화는 오는 10일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 KBS]

“전국~ 노래자랑!”

정다운 이 멘트를 다시 듣게 됐다. 진행자 송해(95)씨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TV 앞으로 돌아오면서다. 지난 2일 녹화를 했고, 방송은 10일 나간다. 송씨는 지난달 17일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아 이후 녹화를 중단했었다. 그에 앞서 지난 1월 중순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TV 화면을 떠났다가 50여일 만인 지난달 13일 돌아오기도 했다.

측근과 KBS에 따르면 송씨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확진 판정 이후 입원 치료를 받지는 않았다. 대신 집에서 자가격리하며 팍스로비드(코로나19 치료제)를 처방받아 복용했다고 한다. 약이 독한 탓에 위 통증이 심했고, 지근거리에 사는 막내딸과 지인이 음식을 가져다줘도 입맛이 없다며 잘 먹지 못했다. 오미크론 확진자들이 자주 호소하는 목 통증과 목소리 변화는 없었지만 가래는 많았다고 한다.

2일 녹화 당일에도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하지만 KBS 관계자는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평소와 똑같이 정정한 모습으로 녹화하셨다”고 전했다. 원로연예인상록회의 조은희 실장은 “아직 좀 힘들다고 하시면서도 역시 프로라서, 일이 하고 싶으셔서 방송 출연을 서두르신 것 같다”고 했다. 원로연예인상록회는 송씨가 만든 친목 단체다.

1927년생인 송씨는 현재 국내 최고령 연예인이다. 특히 ‘전국노래자랑’은 95세 방송인 송해의 분신과도 같다. 프로그램은 1980년 11월 9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1년 넘게 일요일 낮 전파를 탔는데, 송씨는 1988년부터 MC를 맡았다. 34년간 한 프로그램의 MC를 해왔기에 KBS는 송씨를 기네스 세계기록에 올리려고 하고 있다.

송씨는 최근 몇 년간은 ‘전국노래자랑’에만 에너지를 쏟아붓기 위해 다른 부분을 철저히 절제해왔다고 한다. 좋아하는 술을 입에 대지 않은 지 1년이 넘었고, 종편·광고·홈쇼핑 라이브·인터뷰 등 찾는 곳이 많지만 모두 거절해왔다. 조은희 실장은 “오늘도 한 군데서 섭외 요청이 왔다고 전했더니 ‘야, 일억만금을 줘도 안 한다 그래’ 하셨다”며 “코로나를 두고서도 ‘야 이게 옛날 같으면 소주 한 잔 먹으면 다 낫는데 지금은 소주 근처도 못 가’라며 아쉬워하신다. 그 정도로 술을 좋아하시는데 컨디션 유지를 위해 딱 끊었다”고 전했다.

코로나로 2주에 한 번씩 하는 스튜디오 녹화는 송씨와 KBS 임수민 아나운서가 함께 진행해 왔다. 송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녹화가 어려울 때는 작곡가이자 ‘전국노래자랑’ 심사위원인 이호섭(63)씨가 자리를 대신했다. 지난달 13일 두 달여 만에 다시 카메라 앞에 선 송씨는 KBS 설 기획 트로트 뮤지컬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1월 31일 방송)를 언급하며 시청자에게 감사를 전했다. 트로트 뮤지컬 때 입었던 의상을 다시 입고 나와 “일요일의 남자 송해가 오래간만에 인사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건강하시죠? 지난번 특집 방송에 많은 분이 관심 가지고 시청해주시고, 그 뒤에도 생애 한 번 들어보는 찬사를 받았다. 정말 고맙다”고 했다. 대한민국 최고령 MC 송해의 인생사를 담은 트로트 뮤지컬은 12%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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