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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상황극 하자’ 초등생 강제추행 유도한 20대 남성 구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택배기사로 위장한 뒤 집에 들어가 혼자 있던 초등학생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 30 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중앙포토]

택배기사로 위장한 뒤 집에 들어가 혼자 있던 초등학생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 30 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중앙포토]

채팅앱에서 만난 30대 남성에게 초등학생 상대 성범죄를 유도했던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4일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30대 남성 A씨와 20대 남성 B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주거침입강간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2월 15일 오후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 택배기사로 위장해 들어가 집에 홀로 있던 초등학생을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앞서 B씨는 채팅앱에서 만난 A씨에게 성인 여성으로 위장해 ‘성범죄 상황극을 하자’며 사실상 범행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피해자 부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에서 A씨는 한 랜덤 채팅앱에서 연결된 27살 여성이 ‘성범죄 상황극을 같이 할 사람을 구한다’며 주소를 알려줘 그곳으로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B씨는 A씨에게 피해자의 주소를 전달하면서 ‘택배기사인 척하라’며 지시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씨는 “A씨가 범행을 실행에 옮길 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B씨가 구속된 가운데, A씨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아 오늘 밤 구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에 대해 “2019년 ‘강간 상황극’ 사건의 모방범죄”라고 밝혔다.

2019년 8월 ‘강간 상황극을 할 남성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특정 주소로 찾아가 아무 관련 없는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여성으로 위장해 채팅으로 성폭행을 유도한 남성은 징역 9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상황극이란 말에 속았다”는 남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형을 확정했다. 1심은 범행을 유도한 남성에게는 “다른 남성을 도구로 이용해 피해자를 성폭행한 것”이라며 주거침입강간죄를 적용해 1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실제 강간을 다른 남성이 했다는 점을 고려해 해당 남성의 형량을 징역 9년으로 낮췄고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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