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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내리고 치킨 튀기고 골프장 야외 서빙까지…‘로봇 직원 시대’ 활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로봇 직원’이 골프장까지 진출했다. 골프를 치고 있는 도중에도 로봇이 음료나 스낵 같은 먹거리를 필드까지 배송해준다. 음식점 안에서 주문을 받거나 안내를 하는 수준을 넘어 야외 서빙까지 나섰다.

골프를 치고 있는 고객에게 주문 제품을 배달하는 로봇. [사진 삼성웰스토리]

골프를 치고 있는 고객에게 주문 제품을 배달하는 로봇. [사진 삼성웰스토리]

31일 삼성웰스토리는 자율주행 배송 로봇을 충북 진천에 있는 아난티중앙CC에 6대 도입한다고 밝혔다. 현재 골프장에서는 클럽하우스나 그늘집 같은 실내 공간에서만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앞으로는 골프를 치고 있는 도중에도 음료나 스낵 같은 먹거리를 주문하면 로봇이 주문 상품을 싣고 골프를 치고 있는 장소로 찾아온다.

유통‧외식업계에서 로봇은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무인 로봇카페인 비트에선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든다. 원두를 분쇄하고 에스프레소를 받아내고 우유 노즐을 이용해 거품을 낸 후 미리 받아둔 커피에 부어서 카페라테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 정도다.

로봇 주방장도 있다. 로보아르테가 개점한 롸버트치킨에선 로봇이 닭을 튀긴다. 닭고기에 튀김 반죽을 묻혀서 기름에 넣고 튀겨낸다. 중간중간 밀가루를 툭툭 털어내고 끓는 기름 속에 있는 닭고기가 서로 붙지 않도록 튀김 망을 흔들기도 한다. 이 로봇은 시간당 25마리의 치킨을 만든다.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있다. [중앙포토]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있다. [중앙포토]

편의점에선 로봇이 배송한다.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안에 있는 GS25에 주문하면 직원이 로봇에 해당 제품을 담고 주문자의 연락처와 목적지를 입력한다. 로봇은 지하 1~9층을 혼자 오가며 주문자에게 제품을 배달한다. 세븐일레븐은 건물 내부 배송뿐 아니라 야외 배송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도심권에서 해당 편의점 인근 300m까지 로봇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로봇 직원의 역할이 커진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9) 영향이 크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감염 위험이 없는 로봇 선호도가 커졌다. 여기에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면서 점포주 입장에선 직원을 고용하기 부담스러워졌다. 인건비 부담도 작용한다. 2017년 시간당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올해 9160원으로 올랐다. 5년 새 41% 상승했다.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것도 이유다. 예컨대 골프장을 찾는 수요의 65%를 MZ세대가 차지하면서 야외 서빙 로봇뿐 아니라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단말기)를 활용한 셀프 체크인, 셀프 라운드가 활성화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차별화된 식음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며 “골프장 야외 배송 로봇도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커피를 만드는 로봇. [중앙포토]

커피를 만드는 로봇. [중앙포토]

로봇이 빠르게 일상에 스며들고 있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관련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 정부는 ‘선허용 후규제’ 방식으로 로봇 관련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로봇은 차량으로 분류돼 인도나 횡단보도로 다닐 수 없다. 이 때문에 배달 로봇의 상용화가 어려웠다. 정부는 우선 로봇이 승강기나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는 식으로 관련 규제를 풀어가고 있다.

직원 대신 로봇을 도입하면 초기 부담이 커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로봇 바리스타인 비트는 시간당 최대 120잔의 커피를 만들 수 있지만, 몸값(기곗값)이 1억원 선이다. 아직 사람의 손길도 필요하다. 예컨대 롸버트치킨에서 로봇이 치킨을 튀기기 위해서는 직원이 반죽 같은 필요한 재료를 준비해둬야 하고 완성된 치킨을 접시에 담거나 포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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