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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쓴소리에도…이준석 "난 장애인 문제 적극 개입할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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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연 '제2차 삭발 투쟁 결의식'에서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삭발을 하기 앞서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연 '제2차 삭발 투쟁 결의식'에서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삭발을 하기 앞서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일주일째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전장연은 31일 이 대표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면서 “일주일만 휠체어를 타보라”고 했고 이 대표는 이날도 “사과 안한다”고 못박았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두번째 삭발식을 열었다. 지난 29일 인수위가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 중단을 요청한 이후 장애인의 날인 4월20일까지 인수위 답변을 기다리며 투쟁 방식을 일시적으로 바꿨다.

31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연 '제2차 삭발 투쟁 결의식'에서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삭발을 한 뒤 '장애인권리예산 확보'가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연 '제2차 삭발 투쟁 결의식'에서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삭발을 한 뒤 '장애인권리예산 확보'가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삭발자로 나선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은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장애인을 혐오와 차별로 무시한 차기 여당 대표인 이준석 대표께 다시 한 번 사과를 요구한다”며 “이 대표가 휠체어를 타고 단 일주일만 저와 함께 장애인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삶을 체험해볼 수 있는 민생탐방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삭발에 앞서 철제 사다리를 목과 어깨에 걸치고 몸에 쇠사슬을 묶은 모습으로 발언에 나섰다. 2001년 오이도역과 2002년 발산역에서 발생한 장애인 리프트 추락 사고를 계기로 지하철 내 엘리베이터 100% 설치를 촉구했던 장애인 활동가들이 지하철 철로에 사슬로 스스로를 묶고 투쟁했던 당시를 재현한 것이다.

최 회장은 “이동이라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낀다. 이동을 해야 사람을 만나고 교육을 받고 일을 할 수 있다”며 “이 상식적인 것이 결코 상식적이지 않았다. 우리사회는 결코 이것마저 용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발언 도중 울먹이며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한사람의 국민으로서 평등하게 기본 인권을 보장받으며 살고싶었다”며“저는 이 대표의 말처럼 시민들을 볼모로 지하철을 타지 않았다. 제가 할 수있는 최소한의 저항운동이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3호선은 제가 사는 지역을 지나는 지하철”이라며 “주민들도 이용하는 지하철을 막아서서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의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입장하고있다. 김상선 기자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의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입장하고있다. 김상선 기자

한편 이 대표는 전장연이 지난 30일 자신이 사과하지 않으면 지하철 2호선 시위를 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할 일 없고 2호선은 타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서도 “이준석이 사과하지 않으면 2호선에서 시위하겠다고 한다. 이건 무슨 논리적 개연성인가. 이준석한테 불만이 있으니까 서울지하철 2호선 타는 시민들의 발을 멈춰 세우겠다는 것은 문명적인 방법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20년 가까이 공약 이행을 기다려 온 시위자의 마음을 헤아리고 대화의 자세로 나갈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분들 못지않게 굉장한 아픔을 가진 분들이 있다. 5.18 민주화 운동, 여순사건, 제주 4.3사건 등 이런 분들은 70년 가까운 아픔이 있었던 분들”이라면서 “이런 분들이 최대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서 본인들 의사를 들리게 했다는 얘기를 저는 들어보지 않았다”고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이 대표에 대해 ‘어떤 측면에서는 참고 자제하고 이런 것이 좀 필요하지 않겠나’고 쓴소리를 한 것과 관련해 “지금까지 우리 당의 정치원로들과 지금까지 정치 문법에 있어서 애초에 장애인 관련 문제 같은 것은 건드리지 말라고 한다. 저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정치권이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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