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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GO] 생활 소품부터 갑옷·드레스까지…고정관념 깨는 한지의 무한확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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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엔 해외에서도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은 우리 전통 종이 한지 세상으로 아이와 함께 떠나보세요.

 1966년 10월에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 1000년 넘게 보관이 가능한 한지의 우수성을 보여준다.

1966년 10월에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 1000년 넘게 보관이 가능한 한지의 우수성을 보여준다.

지난 2016년 이탈리아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 전통 종이인 한지가 바티칸의 기록 문화재 복원에 활용된다는 사실이다. 유럽에서도 인정받은 한지는 과연 언제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질까. 소중 학생기자단이 강원도 원주시 한지공원길에 있는 원주한지테마파크를 찾아 궁금증을 풀어보기로 했다.

천 년이 가는 한지에 얽힌 이야기

사단법인 한지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원주한지테마파크는 한지를 주제로 각종 전시·교육·체험을 제공하는 문화공간으로 2010년 조성됐다. 1층 한지 역사실에서는 한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체험실에서는 한지 뜨기와 한지 공예 체험을 해볼 수 있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한지를 응용한 다양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지를 만들 때 쓰는 주재료인 닥나무 껍질.

한지를 만들 때 쓰는 주재료인 닥나무 껍질.

종이는 삼국시대에 한반도에 전래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후 우리 전통 종이인 한지로 만들어져 지금까지 수천 년을 함께해 오고 있다. 삼국시대에 한지 제조 기술이 발전하게 된 건 불교의 역할이 크다. 불교의 진리를 담은 경전이 한지에 인쇄돼 많은 사람에게 전파됐기 때문이다. 1966년 10월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국보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이 대표적인 유물이다. 이 경전은 신라 경덕왕 10년(751)에 불국사를 고쳐 지으면서 석가탑을 세울 때 봉안됐다.

 지통에서 한지 뜨기용 틀로 닥섬유를 건져내는 중인 홍성택 학생기자.

지통에서 한지 뜨기용 틀로 닥섬유를 건져내는 중인 홍성택 학생기자.

한지는 천연재료인 닥나무와 잿물, 황촉규(닥풀)를 사용해 제작한 중성지이기 때문에 1000년 이상 보존이 가능하다. 또 한지를 구성하는 섬유 조직이 그물처럼 90도로 촘촘히 서로 교차하고 있어 매우 질기다. 그 성질 때문에 종이를 옆으로 찢을 때 견디는 힘과 종이를 위아래로 잡아당길 때 버티는 힘 또한 우수하다. 한지 체험실에서는 종이 뜨기 단계부터 한지 제작 과정을 직접 해볼 수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 한지를 꼬고 말아서 실로 만든 다음 엮어서 모양을 만드는 지승공예로 탄생한 지승상. 2.지승공예 기법으로 한지실을 꼬아서 만든 지승바구니. 3. 나무로 뼈대를 만들어 안팎으로 종이를 여러 겹 겹쳐 만든 종이 바구니. 4. 버려진 한지를 잘게 찢어 물에 불린 뒤 풀과 섞어 덧붙여 만든 종이 그릇. 5. 벼루·먹·붓·연적 따위를 담아 두는 작은 책상인 연상. 지장공예 기법으로 만든 것이다. 6. 한지의 면을 도돌도돌하게 가공해서 제작한 지갑.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 한지를 꼬고 말아서 실로 만든 다음 엮어서 모양을 만드는 지승공예로 탄생한 지승상. 2.지승공예 기법으로 한지실을 꼬아서 만든 지승바구니. 3. 나무로 뼈대를 만들어 안팎으로 종이를 여러 겹 겹쳐 만든 종이 바구니. 4. 버려진 한지를 잘게 찢어 물에 불린 뒤 풀과 섞어 덧붙여 만든 종이 그릇. 5. 벼루·먹·붓·연적 따위를 담아 두는 작은 책상인 연상. 지장공예 기법으로 만든 것이다. 6. 한지의 면을 도돌도돌하게 가공해서 제작한 지갑.

우리 선조들은 다양한 생활용품을 한지로 만들어 썼다. 각종 문서류는 물론 문에 붙이는 창호지, 비가 올 때 쓰는 우산, 햇볕을 가리는 양산, 병풍, 지갑, 부채, 반짇고리까지 한지로 만들다. 조선시대에는 13겹 이상의 한지를 사용해 종이갑옷을 만들기도 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 비가 올 때 갓 위에 덮어쓰던 갈모. 비에 젖지 않도록 한지에 기름을 발라 만들었다. 2. 벼슬아치가 갓 아래 받쳐 쓰던 관(冠)의 하나인 탕건을 보관하는 통. 한지는 통기성이 좋아 상자 형태로 만들면 물건 보관에 용이하다. 3. 밤거리를 걷을 때 들던 조족등. 대나무 가지로 둥근 틀을 만들고 기름을 먹인 한지로 감싸 비바람에 불이 꺼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4. 갓을 보관하는 한지 갓집. 대나무로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한지를 바르거나 두꺼운 한지로 모양을 만든 뒤 한지를 발라 만든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 비가 올 때 갓 위에 덮어쓰던 갈모. 비에 젖지 않도록 한지에 기름을 발라 만들었다. 2. 벼슬아치가 갓 아래 받쳐 쓰던 관(冠)의 하나인 탕건을 보관하는 통. 한지는 통기성이 좋아 상자 형태로 만들면 물건 보관에 용이하다. 3. 밤거리를 걷을 때 들던 조족등. 대나무 가지로 둥근 틀을 만들고 기름을 먹인 한지로 감싸 비바람에 불이 꺼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4. 갓을 보관하는 한지 갓집. 대나무로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한지를 바르거나 두꺼운 한지로 모양을 만든 뒤 한지를 발라 만든다.

현대에 들어서도 한지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한지를 얇게 잘라 꼬아 만든 한지사(韓紙絲)에 면·마·실크 등을 혼합해 한복과 드레스 등 고급 의류를 만들기도 한다. 언뜻 생각하면 물에 약할 것 같지만, 세탁하면 할수록 편한 곡선이 드러나고 부드러워지는 장점이 있다. 또 한지는 사진을 출력할 때 필요한 인화지로도 쓴다. 일반적인 인화지는 코팅이 돼 있어 잉크가 인화지 위에 떠 있다. 반면 한지는 잉크를 그대로 흡수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변색이 적다. 항균성과 통풍성이 뛰어난 성질을 이용해 공기 청정기 필터로 개발되기도 했다. 밀도가 촘촘하고 소리를 빨아들이는 특성을 이용해 스피커 진동판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조명갓이나 물건 수납함, 인형 등 아기자기한 소품 제작에도 쓰인다.

 한지사로 만든 드레스와 한복, 넥타이 등 다양한 의상은 여러 패션쇼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한지 의류는 종이의 특성상 물에 약할 것 같지만 세탁도 가능하다. 한지문화제위원회

한지사로 만든 드레스와 한복, 넥타이 등 다양한 의상은 여러 패션쇼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한지 의류는 종이의 특성상 물에 약할 것 같지만 세탁도 가능하다. 한지문화제위원회

서예용 종이, 사극에만 등장하는 전통 종이인 줄로만 알았던 한지가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지.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한지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우리가 지키고 보존해 나가야 할 귀중한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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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고. 김현서

아이랑고. 김현서

 이번 주말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아이와 가볼 만한 곳, 집에서 해볼 만한 것, 마음밭을 키워주는 읽어볼 만한 좋은 책까지 ‘소년중앙’이 전해드립니다. 아이랑GO를 구독하시면 아이를 위한, 아이와 함께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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