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가득 대구] 죽곡 대나무숲·옻골마을 돌담···발길 닿는 곳마다 힐링이 절로 ~

눈·귀가 즐거운 대구의 ‘걷기 좋은 길’

1)낙동강 생태탐방로는 사문진나루터와 이어진 대구 대표 힐링 산책명소이다. 2)죽곡댓잎소리길은 오죽, 금죽 등 10여종과 죽림욕 쉼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3)옻골마을 돌담은 ‘전국 10대 아름다운 돌담길’로 선정됐다. [사진 대구시]

『백년운동』의 저자인 정성근 교수는 신이 내린 최고의 명약을 ‘걷기’라고 했다. 그저 걷는 것만으로 신체에 많은 산소가 공급돼 심폐기능이 향상되고, 비만·고혈압·당뇨병 등 성인병도 개선된다. 소화를 촉진시켜 변비·치질과 대장암을 예방하기도 하고 뇌를 활성화시켜 우울과 불안감을 낮춰주고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해 우리는 틈나는 대로 많이 걸어야 한다. 하지만 일상에 시달리며 살고 있는 도시인들은 마음 편히 걸을 곳조차 찾기 어렵다. 어디에서 걸으면 좋을까. 대구에는 걷는 내내 눈과 귀가 즐거운 ‘힐링 산책길’들이 많다. 기왕이면 좋은 곳에서 걷자.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죽곡댓잎소리길’은 금호강 강창교 남쪽으로 조성돼 있는 대나무 숲길이다. 1㎞ 남짓으로 긴 편은 아니지만 대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이 사계절 내내 평화로운 풍광을 자아낸다. ‘댓잎소리길’이라는 이름처럼 바람이 불 때마다 댓잎들이 흔들리며 속삭이는 소리를 낸다.

맨발의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산책길도 있다. 대구 달서구 ‘수목원맨발황톳길’이다. 1㎞ 남짓한 흙길산책로에 430m의 맨발황톳길, 150m의 맨발자갈길이 조성돼 있다. 맨발 걷기는 스스로 하는 발 마사지다. 땅 위의 돌멩이나 모래가 발바닥의 지압점을 자극해 신체의 각종 장기에 혈액이 왕성하게 공급되고 면역력이 좋아진다.

대구 남구 앞산에서도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다. ‘고산골맨발산책로’는 고산골 수덕사까지 약 1㎞ 거리로, 체중이 60㎏인 사람의 경우 분당 65m 속력으로 걸으면 3.6kcal가 소비돼 건강수명이 28분 9초 연장되는 ‘건강 연장길’이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보이는 나무들에는 저마다 이름표가 붙어있어 아이들과 걸으며 식물공부도 할 수 있다.

대구 동구 봉무공원 내 ‘단산지 산책로’는 저수지를 따라 도는 길이다. 길이는 약 3.5㎞로 40분 정도 걸린다. 고즈넉한 저수지를 끼고 평탄한 흙길을 걸을 수 있다. 달 조형물이나 트릭아트존 등 포토존도 즐길 거리다. 산책로 인근에 넓은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차량 이용도 편리하다.

대구를 대표하는 산인 팔공산에도 마음 편히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 팔공산 올레길 1코스 ‘북지장사 가는 길’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이 탄성을 자아낸다. 2009년 개장한 이 산책로는 시인의 길을 시작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 유기장 이봉주 선생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대구방짜유기박물관, 485년(신라 소지왕7년) 극달 화상이 창건한 북지장사에 이른다.

문화재청 선정 ‘전국 10대 아름다운 돌담길’에 이름을 올린 대구 동구 ‘옻골마을 돌담길’도 빼놓을 수 없다. 경주최씨 광정공파 후손들의 집성촌인 옻골마을 입구에는 400년이 넘는 세월을 지닌 돌담길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마을 가장 안쪽에 자리한 경주최씨 종택 백불고택은 대구민속자료 제1호로 전형적인 양반가옥의 모습을 하고 있다. 옻골마을 고택 대부분에는 주민들이 살고 있어 관람에 주의해야 한다.

대구 수성구가 조성한 ‘생각을 담는 길’ 중 6코스에 해당하는 ‘진밭골길’도 힐링을 하기에 좋은 산책로다. 대덕지를 출발해 진밭골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진밭골은 수성구에서 자연환경이 가장 잘 보존된 곳이다. 진밭골 야영장, 백련사 입구, 산림욕장을 거쳐 청소년수련원까지 이어진다.

사문진주막촌으로 유명한 대구 달성군 사문진나루터에는 강 위에 만들어진 산책길을 걸을 수 있다. 금호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위치에 만들어진 산책로에서는 하천습지인 달성습지도 볼 수 있고, 하천의 침식작용으로 생긴 절벽인 화원동산 하식애(河蝕崖)도 관찰할 수 있다. 인근에 위치한 달성습지 생태학습관에서 달성습지 전체 풍경을 조망하는 것도 볼거리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