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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감독이 ‘살인의 추억’ 참고해 만들었다는 이 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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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은 프랑스 감독이 만든 한국형 범죄 스릴러다. 배우 유연석이 ‘본드걸’ 출신 올가 쿠릴렌코와 서울에서 촬영했다. [사진 스튜디오산타클로스·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은 프랑스 감독이 만든 한국형 범죄 스릴러다. 배우 유연석이 ‘본드걸’ 출신 올가 쿠릴렌코와 서울에서 촬영했다. [사진 스튜디오산타클로스·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어를 주로 쓰고 프랑스어·한국어 통역도 오갔어요. 프랑스 제작진들은 해외 촬영이다 보니 스태프 규모가 단출했죠. 그동안 너무 거창한 (촬영)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지 않았나. 이 영화를 통해 글로벌한 작품을 더 많이 해보고 싶어졌어요.”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감독 드니 데르쿠르)으로 글로벌 작품에 처음 출연한 배우 유연석(38)은 개봉(30일) 전날인 29일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 제작진이 만든 한국식 범죄 스릴러다. 유럽 대형 배급사 카날플뤼가 투자·배급하고 프랑스 감독이 각본·연출을 맡았지만, 무대는 한국이다. 유연석이 연기한 주인공 한국 형사 진호는 심포지엄 참석차 서울에 온 법의학자 알리스(올가 쿠릴렌코)와 변사 사건을 공조 수사하며 남다른 감정을 경험한다. 할리우드 영화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의 본드걸 출신인 쿠릴렌코가 공동 주연했다. 2020년 9월 말부터 한 달간 서울 안팎에서 촬영했다.

‘매운맛’ 한국 범죄물에 길든 관객에게 영화는 너무 ‘순한 맛’일 수 있다. 장기 밀매 조직까지 뻗어 나간 전개 방식 등은 닮았지만, 사건의 밀도나 긴박감이 덜한 편이어서다. 데르쿠르 감독은 지난 8일 화상 제작보고회에서 “한국 영화 ‘추격자’(2008)와 ‘살인의 추억’(2003)을 참고했다”며 “한국과 유럽의 두 문화를 섞어 범죄영화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유연석은 “낯섦과 익숙함이 공존했다”고 했다. 말끔한 외모에 취미가 마술인 낭만파 형사는 한국 영화에서 드문 캐릭터다. 그는 “알리스가 호감을 느끼는 매력적인 모습이기를 감독님이 바라셨다”며 “마술은 현장에서 틈틈이 배웠다”고 했다.

쿠릴렌코는 매니저 없이 혼자 입국해 자가격리를 거쳐 촬영에 나섰다. 극 중 알리스가 명동·남대문·한강 등을 보고 떡볶이를 맛보는 장면은 실제로 그의 일상이다. 촬영 기간 유연석이 공연 중인 뮤지컬 ‘베르테르’를 관람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인 아버지, 러시아인 어머니를 둔 그는 10대부터 파리에서 모델로 활동했다. 프랑스어·러시아어·영어에 능하고, 간단한 이탈리아어·스페인어도 한다.

박찬욱 감독 영화 ‘올드보이’(2003)로 데뷔한 유연석은 올해로 연기 20년 차다. 지난 2년간 출연작이 몰려 “쉴 새 없이 일만 했다”고 했다. 팬데믹 와중에도 주연 영화 개봉만 이번이 세 번째다. 드라마도 지난해 시즌2를 마친 ‘슬기로운 의사생활’(tvN)에 이어 윤종빈 감독의 첫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에 출연했다.

유연석은 “‘오징어 게임’도 그렇고, K콘텐트가 글로벌하게 사랑받으면서 지금까지 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식의 작업이 생겨날 것 같아 기대된다”고 했다. 외국어를 배울 기회가 있었다. 4년 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tvN)에서 일본어였고, 영어는 틈틈이 공부했다. ‘수리남’에도 영어 대사가 있다. “막연하게나마 꿈꾸게 돼요. 아카데미 무대, 욕심나죠. 윤여정 선생님 보면서 여유 있게 좋은 작품 해나가면 언젠가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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