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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文, 끝까지 가슴 못박나" 추도식 불참에 천안함 유족 분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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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에겐 마지막 추모식이니 참석하는 게 당연한 예의라고 생각했는데 불참했다. 나와 유족들은 그게 너무 서운하다. 모든 정치적 고려를 떠나 참석해줬다면 유족들은 대통령이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임을 인정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난 25일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제7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문 대통령이 불참한 데 대해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은 "행사에 참석한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문 대통령은 왜 임기중 마지막 추모식마저 불참하며 유족들 가슴에 못을 박나'고 항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와 인터뷰에서다. 일문일답.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앞마당에서 열린 조계종 제15대 종정 추대법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앞마당에서 열린 조계종 제15대 종정 추대법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과 제2연평해전 및 연평도 포격 순국 용사들을 추모하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2018년과 2019년 불참했다가 2020년과 2021년에는 참석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25일 국립대전현충원 현충탑 참배마당에서 열린 제7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 전사자 55명을 추모하는 기념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25일 국립대전현충원 현충탑 참배마당에서 열린 제7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 전사자 55명을 추모하는 기념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올해 기념식은 문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행사라 참석 여부가 주목됐는데 결국 불참했다.
 "식장에 나온 김부겸 총리에게 '문 대통령이 왜 불참했느냐. 마지막 추모식인데 정말 오시면 안 되는 거냐'고 항의했다. '왜 문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란 입장 표명을 꺼리며 끝까지 유족들을 척지고, 가슴에 못을 박느냐'고도 따졌다"
 -김 총리의 반응은
 "김 총리는 '그에 대해선 미안하다'고 하더라. (표정은?) 곤혹스러워하더라. 나는 이어서 '지금도 민주당 이경 전 선대위 대변인·조상호 전 부대변인 같은 이들이 천안함과 관련해 다른 소리를 하는데 그게 민주당의 당론이냐'고 따졌다. 그러자 총리는 '(당론이) 아니다'라며 '총리로서 국회에서 발언할 기회가 있으면 천안함은 폭침이고 북한 소행이란 얘기를 명확히 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왜 불참했는지 보훈처에 물어봤나
 "답이 없다. 말을 안 한다. 추모식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SNS에 글을 올리긴 했더라. 그러나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왜 불참했는지 이유조차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이 불참한 건 '난 솔직히 천안함을 북한 소행이라고 명확히 밝히고 싶지 않다'는 의도가 깔린 것은 아닐까?
 "나도 그런 생각을 한다. 문 대통령에겐 마지막 추모식이니까 유족들은 그가 참석해서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란 얘기를 해주길 간절히 원했다. 문 대통령이 공식적으로는 말을 안 하면서도 사석에선 에둘러' 북한 소행'이란 얘길 많이 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이번에 참석하면 '사석에서나마 북한 소행이라고 말해 고맙다. 그 입장을 마지막으로 공개 표명해 줄 수 없나'고 물으려 했는데 불참하니까 나는 물론 유족들 실망이 크다. 대통령부터 이러니까 민주당 일각이나 좌파 유튜버들이 천안함 좌초니 침몰이니 하며 순국용 사들과 유족들을 능멸하지 않는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기념식에 참석했던데.
 "이 대표는 '서해수호의 날'에 이어 다음날 열린 천안함 12주기 추모식에도 참석했다. 난 이 대표에게 '이제 집권당 대표가 됐으니 천안함 특별법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5.18 특별법이 제정돼 5.18을 비방하면 처벌받는데, 천안함은 문 대통령조차 에둘러서나마 '북한 소행'이라 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천안함을 비방하거나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처벌하는 법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고 말이다. 이 자리엔 박홍근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도 왔길래 같은 주문을 했다."
-박 원내대표 반응은?
"'한번 살펴보겠다'고 답하더라. (진정성 있는 말투던가?) 모르겠다. 마침 천안함 최원일 함장도 와 있었는데 최 함장은 '천안함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전부 민주당 쪽이니 단속해달라'고 박 원내대표에게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알았다'고 하더라. "

문 대통령, 마지막 '서해수호의 날'행사 불참 #천안함 유족회장,총리에 "끝까지 척을 지나" #총리"미안하다"했으나 유족 실망 극에 달해 #"문 불참,북 소행 인정 싫은 속내 표현인 듯" #보훈처, 대통령 불참 이유 안 밝히며 침묵만 #유족회장 "5.18처럼 천안함도 특별법 절실" #오후5시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상세보도

-문 대통령의 불참에 대해 유족들의 반응은

 "'역시 문 대통령은 북한 소행이란 말을 하기를 꺼리고, 우리와는 척을 두는구나'는 얘기들을 하더라."
 -문 대통령은 '천안함이 누구 소행이냐'는 질문에 '정부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표현만으론 부족하다. 문 대통령은 지금껏 '북한 소행'임을 명확히 말한 적이 없다고 우리 유족들은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천안함에 대한 입장은?
 "그가 대선 후보이던 시절 최 함장과 함께 만난 적이 있다.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라고 확실히 얘기했고, 상황에 대한 인식도 명확하더라. 나중에 유족들을 위로하는 자리를 갖겠다고도 했다. 집권 후 시간이 나면 우리를 만나 안아줬으면 좋겠다"

-윤 당선인은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초청받지 못해 불참했다는데
 "대통령 참석 행사니까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는 게 맞고, 대통령 당선인 참석은 어렵지 않았겠나. 그러니 더더욱 문 대통령의 참석이 절실했는데 또 불참하니까 안타깝다. 임기 중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딱 두 번 왔는데, 그나마 총선(2020년 4월)과 서울,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2021년4월) 을 앞둔 때였다."

(이 기사는 30일 오후 5시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상세보도된다.)

  강찬호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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