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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400번도 안 산다, 서울 GS자이 대단지조차 완판 실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조감도. 이 단지 분양에서 예비당첨자 400여명이 계약을 하지 않았다. GS건설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조감도. 이 단지 분양에서 예비당첨자 400여명이 계약을 하지 않았다. GS건설

올해 서울의 첫 아파트 분양 단지인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 폴라리스가 '완판'에 실패했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18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이 30일 진행된다. 전용면적별로 ▶42㎡ 2가구 ▶84㎡ 6가구▶112㎡ 10가구 등이다.

이 아파트는 강북구 미아3구역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단지다. 당초 대형 건설사인 GS건설의 '자이' 브랜드인 데다 분양가 9억원 초과 가구에도 중도금 대출이 일부 가능해 예비 청약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전용 112㎡ 추첨제 물량도 있어 청약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실제 지난 1월에 진행한 이 아파트 일반분양에서는 295가구 모집에 1만15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은 34.43대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59㎡A에서 나왔다. 9가구 모집에 2174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241.56대1을 기록했다. 추첨제 물량이 절반인 전용 112㎡는 62가구 모집에 2262명이 신청해 최다 인원이 몰렸다. 당시 당첨 가점은 평균 62.7점이었다.

하지만 당첨자에 대한 계약을 진행하는 가운데 포기자가 속출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진행되는 청약에서 예비 당첨자를 공급 가구 수의 5배까지 선정하는데, 87가구인 이 단지 전용 84㎡의 경우 일부 청약 당첨자는 물론, 예비 당첨자로 선정된 400명 이상이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게 책정되면서 미계약이 대거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북구는 투기과열지구이지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 단지 전용 84㎡의 분양가는 모두 9억원(9억2700만~10억3100만원)을 넘었다. 강북구에서 실거래가가 가장 높은 미아동 '꿈의숲롯데캐슬' 전용 84㎡가 지난해 10월 11억7000만원에 팔린 것을 고려해도 큰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특히 서울에서 청약에서 당첨자로 선정된 뒤 계약을 포기하면 10년 동안 재당첨이 제한된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단지 주변이 향후 개발이 필요한 노후 주택 등으로 구성돼 거주 여건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라며 "고분양가에 대한 부담과 기존 주택 시장의 침체 분위기 등이 미계약 발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청약 시장의 경우 수백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지난해와는 비교하면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달 초 강북구 수유동에서 분양한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1순위 청약 결과 22개 주택형 중 여섯 개 주택형이 1순위(29가구)에서 청약을 마감하지 못했다. 이 아파트는 다음 날 2순위 청약을 받고서야 미분양을 모면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인근에선 가격이 더 비싼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한화건설이 짓는 497가구 규모의 '한화포레나 미아'인데, 이 단지 전용 84㎡의 분양가는 10억8921만원~11억5003만원에 달한다. 전용 74㎡A타입의 경우 분양가가 20층 이상부터 9억원을 넘는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해 서울에서도 입지, 기대 시세 차익 등에 따라 청약 성적이 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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