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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OK캐시백의 미래는 SK코인?…SK스퀘어의 암호화폐 빅픽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K스퀘어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암호화폐를 발행해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등에서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이프랜드 아바타와 암호화폐 이미지를 합성한 모습.

SK스퀘어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암호화폐를 발행해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등에서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이프랜드 아바타와 암호화폐 이미지를 합성한 모습.

SK스퀘어가 암호화폐를 발행한다. 올해 4분기에는 거래소 상장도 노린다. SK그룹은 이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계열사 서비스를 연결해 자체 가상자산 경제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무슨 일이야

28일 SK스퀘어는 주주총회를 열고 암호화폐 로드맵을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후 첫 주총의 핵심 주제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택한 것. SK스퀘어 로드맵에 따르면. 2분기 내에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고, 암호화폐 발행을 위한 백서를 내기로 했다. 암호화폐는 3분기 중 발행하고 이를 SK그룹의 ICT(정보통신기술) 계열사 서비스 전반에 적용할 예정이다. 4분기엔 암호화폐를 거래소에 상장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암호화폐 이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28일 SK스퀘어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SK스퀘어 제 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부회장이 주주들에게 회사 비전을 밝히고 있다. [사진 SK스퀘어]

28일 SK스퀘어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SK스퀘어 제 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부회장이 주주들에게 회사 비전을 밝히고 있다. [사진 SK스퀘어]

이게 왜 중요해

암호화폐·블록체인 사업에 대기업도 본격 뛰어든다. 지분 투자 수준을 넘어 직접 개발에 나선다. 가장 속도를 내는 게 SK그룹이고, 해당 사업의 실무를 총괄하는게 SK그룹의 중간지주사격인 SK스퀘어다. SK스퀘어가 예정대로 3분기에 암호화폐를 발행한다면 이는 국내 4대 그룹 중 최초다. SK스퀘어는 지난해 11월 법인 출범 직후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의 지분을 35% 가량 인수하면서 일찌감치 블록체인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했다. 최근엔 블록체인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SK ICT 계열사들과 블록체인·암호화폐 연구 개발을 진행해왔다.

SK스퀘어가 노리는 건

암호화폐 경제를 통한 ‘SK월드’ 구축이다. 박정호 SK스퀘어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빅테크 기업은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가치를 높여오다 넥스트 패러다임을 고민하고 있다”며 “탈중앙화와 가상 세계를 다룰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SK스퀘어가 새로운 가상세계 경제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론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SK스퀘어의 11번가(e커머스), 티맵모빌리티(모빌리티), 웨이브(OTT), SK플래닛(포인트·멤버십)에 SK텔레콤의 이프랜드(메타버스 플랫폼)까지 하나의 경제 생태계로 묶는 것을 뜻한다. 이를 통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연동해 블록체인 기반 경제를 만든다는 게 SK스퀘어의 목표다. 예를 들어, 이프랜드 이용자는 메타버스 활동으로 번 암호화폐를 11번가 쇼핑이나 웨이브 구독료 결제에 현금처럼 쓸 수 있다. 거꾸로 기존에 적립해둔 OK캐쉬백 포인트를 암호화폐로 바꿔 이프랜드 등에서 사용할 수도 있다.

 SK스퀘어 로고. [사진 SK스퀘어]

SK스퀘어 로고. [사진 SK스퀘어]

SK코인의 모델은 OK캐쉬백?

SK스퀘어의 암호화폐 사업은 자회사인 SK플래닛이 주도한다. 박정호 부회장은 “(암호화폐·블록체인 사업 관련해선) 이한상 SK플래닛 대표가 구체적인 내용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OK캐쉬백 등 멤버십·마일리지 포인트 위주로 운영되던 SK플래닛은 최근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핵심 사업을 재정비했다. 지난 23일엔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과 블록체인 서비스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OK캐쉬백 포인트를 기초로 암호화폐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SK스퀘어는 “SK플래닛의 멤버십ㆍ포인트 같은 실물 자산과 암호화폐를 연계해 고객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SK플래닛은 지난 2018년 9월 OK캐쉬백의 블록체인에 대한 연구스터디 ‘OKX 프로젝트’ 추진한 바 있다. 이날 이한상 대표도 “암호화폐를 통해 2000만 회원의 OK캐쉬백과 3000만명이 쓰는 11번가 등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 이프랜드를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사와는 다르다 “국내 먼저”

● 내수 기반 ICT계열사 : SK스퀘어의 암호화폐는 일단 국내 시장을 노린다. 암호화폐 발행 움직임을 주도한 국내 게임사와 다른 행보다. 게임사들은 그동안 플레이 투 언(P2E) 게임과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 시장 진출을 위해 암호화폐 발행 나서왔다. 하지만 P2E가 국내선 불법인데다 암호화폐 상장(ICO)도 국내는 사실상 중단돼 있어, 대부분 글로벌 시장에 우선 출시해왔다. 하지만 ICT 서비스 대부분이 내수 중심인 SK그룹으로선 계열사 서비스를 국내에서 발행한 코인으로 묶는 게 우선이다. 이한상 대표도 “(SK의 암호화폐 경제는) 초기에 11번가 등 ICT 패밀리에 적용해 일상을 쉽게 만드는 생활밀착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결국엔 글로벌 공략? : 하지만 장기적으론 해외 시장을 겨냥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가상자산은 국경이 없다는 점에서 글로벌 진출이 용이하다”며 “국내를 넘어 해외 먹거리를 찾으려는 SK 입장에선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규제

● 꽉 막힌 국내 시장 : 가장 큰 변수는 규제다. 현재 암호화폐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에 따라 가상자산의 매매, 교환, 이전, 보관 등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제도화돼 있지 않다. 암호화폐공개(ICO) 등도 사실상 막혀있다. 이런 상황에선 암호화폐를 ICT 계열사 서비스와 연동하겠다는 SK스퀘어의 구상이 실현되기까지 오래 걸릴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 집무실로 복귀하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 집무실로 복귀하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 믿는 건 차기 정부 : 기대를 거는 건 차기 정부의 움직임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공약으로 암호화폐 투자 수익엔 5000만원까지 비과세하고, 디지털 자산을 기본법으로 제정하며 ICO를 허용하겠다고 했었다. 박성준 동국대 센터장은 “그동안 대기업들은 암호화폐 분야 진출을 노리면서도 규제를 의식해 물밑에서 기술 확보에 일단 매진했을 것”이라며 “차기 정권이 암호화폐에 유연성을 확보하는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기대하고 수면 위로 이제 올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K가 먼저 시동을 걸었으므로 다른 기업도 앞다퉈 나설 것”이라며 “회사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들의 암호화폐 발행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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