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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앞으로 잰 걸음 ‘文의 남자들’…독인가 약인가

중앙일보

입력

6.1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서울시장 출마설이 도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은 2019년 1월 임 전 실장이 후임인 노 전 실장을 소개하는 브리핑 직후 모습. 연합뉴스

6.1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서울시장 출마설이 도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은 2019년 1월 임 전 실장이 후임인 노 전 실장을 소개하는 브리핑 직후 모습. 연합뉴스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국정 최고 책임자 옆에서 국가 행정 운영시스템을 살폈다.”(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청와대에서 국정 운영 전반의 메커니즘을 배우고 실행해봤다.”(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인사들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줄줄이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두 번째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전 실장은 28일 충북도청에서 “저는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의 물줄기를 바꿀 중앙정부 핵심관료와 인적 네트워크를 다졌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19대 국회에서 문재인 의원을 보좌한 친문 5인방(노영민·홍영표·전해철·박남춘·우윤근) 중 한명이다.

지난 24일에는 강기정 전 정무수석이 광주시장 출마선언을 했다. 그는 “추진력과 ‘정무적 리더십’은 저 강기정의 가장 큰 강점”이라며 자신의 경력을 부각했다. 그는 지난 26일 캠프 개소식에 우원식 의원 등 민주당 현역 의원 15명을 참석시키는 등 세 과시도 했다.

반면 두 사람의 경쟁자는 비교적 친문 색채가 약한 인사들이다. 노 전 실장은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대선 캠프 대변인이었던 곽상언 변호사(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와 맞붙는다. 강 전 수석은 정통 관료 출신인 이용섭 광주시장이 경쟁자다.

서울시장 임종석, 경기지사 최재성…자천타천 거론되는 靑인사들

민주당이 열세일 것으로 전망되는 서울시장 선거에선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의 출마설이 무성하다. 서울권 재선 의원은 “무게감이나 인물로 봤을 때 임 전 실장이 나쁘지 않은 카드”라고 전했다. 임 전 실장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용산 이전에 대해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면서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은 궤변”이라고 비판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만 임 전 실장 측에선 “당의 요청이 없다면 출마는 어렵다”(재선 의원)고 선을 그었다.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출마설로만 그칠 것”(서울권 중진)이란 전망도 있다.

광주시장 출마 선언을 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용섭 광주시장과 경선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광주시장 출마 선언을 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용섭 광주시장과 경선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경기지사 출마에 좀 더 선명한 편이다. 그는 2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정식·안민석 의원 등 친이재명계 인사들이 출마하는 만큼 친문 대항마로 나서겠다는 취지다. 다만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경기지사에 도전하고 당이 경선없이 김 대표를 밀면 최 전 수석이 출마 뜻을 접을 거란 말도 나온다.

청와대 인사들의 무성한 출마설은 문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헤럴드 의뢰로 지난 21~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는 긍정 응답이 46.7%로 전주 조사의 42.7%보다 4.0%포인트 상승했다. 윤 당선인의 국정수행 전망 긍정평가(46.0%)와 거의 비슷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당 내에선 “윤 당선인의 청와대 용산 이전 등 독선적 결정에 유권자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청와대 인사들도 반대급부를 얻을 것”(충청권 초선)이란 말이 나온다.

경기지사 출마를 저울질 하는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그는 경기권 조직과 친문 지지를 기반으로 경선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경기지사 출마를 저울질 하는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그는 경기권 조직과 친문 지지를 기반으로 경선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하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서울권 4선 의원은 “대선 패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론의 영향이 컸다. 만약 그 책임자들이 나서면 지선도 심판론 속에서 고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배했는데도 지선에서 쇄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진영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출마한다면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커지며 지선 완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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