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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 288일후…2분 만에 컴백골 넣은 '기적의 사나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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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대표팀 복귀전 2분 만에 첫 터치를 득점으로 연결한 에릭센. [AP=연합뉴스]

덴마크대표팀 복귀전 2분 만에 첫 터치를 득점으로 연결한 에릭센. [AP=연합뉴스]

27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덴마크와 네덜란드 평가전. 1-3으로 뒤진 후반 시작과 함께 덴마크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30·브렌트포드)이 교체 투입되자 상대팀 네덜란드 팬들이 기립 박수를 보냈다. 루이스 판 할 네덜란드 감독도 박수를 보냈다.

불과 2분 만에 에릭센은 덴마크 대표팀 복귀전에서 첫 터치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안드레아스 스코프 올센의 컷백을 에릭센이 오른발 논스톱슛으로 골망 왼쪽 구석 상단을 흔들었다. 에릭센은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다.

‘기적의 사나이’ 에릭센이 ‘덴마크 동화’ 같은 이야기를 썼다.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위터에 “끔찍한 순간이 있은지 287일 후. 에릭센이 덴마크 대표팀에서 골을 넣었다. 무슨 동화 같은 이야기인가”고 썼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에릭센이 288일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고 전했다.

작년 6월 유로2020 핀란드전 도중 쓰러진 에릭센이 보이지 못하도록 덴마크 동료들이 가렸다. [로이터=연합뉴스]

작년 6월 유로2020 핀란드전 도중 쓰러진 에릭센이 보이지 못하도록 덴마크 동료들이 가렸다. [로이터=연합뉴스]

에릭센은 지난해 여름(6월12일)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 2020 핀란드전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돼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아야 했다. 심장 제세동기를 단 채로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에서 뛸 수 없어서 작년 12월 인테르 밀란(이탈리아)과 계약을 해지했다. 현역 연장 의지를 밝히며 훈련하던 에릭센은 지난 1월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와 단기 계약을 했다.

에릭센은 지난 13일 번리전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마침내 9개월 만에 덴마크 대표팀에도 재발탁됐다.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앞두고 코로나19에 확진됐지만 극복하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리고 288일 만에 A매치 복귀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에릭센이 A매치 110번째 경기에서 터트린 37번째 골이다. 지난해 5월23일 인테르 밀란 시절 이후 모든 대회에서 기록한 첫 골이기도 하다.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에서 건재함을 알린 에릭센(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에서 건재함을 알린 에릭센(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

2022년 카타르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은 양 팀 경기에서 덴마크가 네덜란드에 2-4로 졌다. 덴마크축구협회는 인스타그램에 에릭센을 ‘맨 오브 더 매치(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한 사진을 올렸다.

에릭센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네덜란드 팬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전 수년간 이 곳(아약스)에서 뛰었기 때문에 팬들도 저를 잘 알고 있지만, 가슴 따뜻해지는 환대였다”고 말했다. 에릭센은 과거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5년간 뛰었고 이후 토트넘으로 이적해 월드클래스 플레이메이커로 이름을 날렸다.

이어 에릭센은 “내게 공이 와 기뻤고 멋진 마무리였다. A매치 복귀전을 이렇게 시작한다는 건 완벽하다”며 “카타르월드컵에서 뛰는 것을 기대하지만 그 사이에 많은 경기가 있고 그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하게 웃는 에릭센. [EPA=연합뉴스]

환하게 웃는 에릭센. [EPA=연합뉴스]

또 에릭센은 더치TV와 인터뷰에서는 “내가 아직 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기뻤다. 대표팀에 다시 돌아와 감격스러웠고 지난 10년간 거의 결장한 적이 없기 때문에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에릭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덴마크 유니폼을 입고 활짝 웃는 사진과 함께 “이 느낌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른다”고 적었다.

아약스 출신인 네덜란드 수비수 마타이스 데 리흐트(유벤투스)는 “소름이 돋았다. 에릭센의 골과 시도는 그의 클래스를 보여준다”며 “모든 사람들이 경기 전에 이 순간을 고대하고 있었을 것 같다. 그가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아약스 선수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가 다시 이런 수준으로 돌아와 기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6월13일 월드컵 예선 레바논전에서 골을 넣은 뒤 중계카메라로 달려가 손가락으로 23을 만들고 "Christian. stay strong. I love you"를 외쳤다. 토트넘에서 함께 뛰었던 에릭센의 쾌유를 비는 세리머니였다. 23번은 에릭센의 토트넘 시절 등번호다. [뉴스1]

손흥민은 지난해 6월13일 월드컵 예선 레바논전에서 골을 넣은 뒤 중계카메라로 달려가 손가락으로 23을 만들고 "Christian. stay strong. I love you"를 외쳤다. 토트넘에서 함께 뛰었던 에릭센의 쾌유를 비는 세리머니였다. 23번은 에릭센의 토트넘 시절 등번호다. [뉴스1]

에릭센은 30일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파르켄 스타디움은 에릭센이 쓰러졌던 유로2020 핀란드전이 열렸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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