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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주치 예약 꽉 찼다...코로나에도 잘나가는 식당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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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여자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빕스 프리미어 목동41 타워점’에 예약전화를 한 박모(29)씨는 당황했다. 2주 뒤 예약인데도 만석이라고 해서다. 박씨는 “이곳이 전망이 좋고 와인을 즐기기 좋다고 해서 나름 예약을 서둘렀는데 당혹스러웠다”며 “코로나 탓에 음식점 장사가 안된다고 하더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빕스 프리미어 목동41 타워점. [사진 CJ푸드빌]

빕스 프리미어 목동41 타워점. [사진 CJ푸드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전반에 불황의 그늘이 드리웠지만, 외식업계는 업장마다 온도차가 크다. 일부에선 매출이 반토막 나고 적자 행렬이 이어지지만, ‘솟아날 구멍’을 찾은 업체들은 되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인 ‘빕스’와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이하 아웃백)는 대표적인 후자에 속한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웃백 매출은 4000억원에 이른다. 전년 매출(2978억원)보다 34%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보다도 매출이 57% 늘었다.
빕스를 보유한 CJ푸드빌은 지난해 7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다. CJ에 따르면 지난해 CJ푸드빌 매출은 6088억원, 영업이익은 41억원이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531억원 늘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지난해 빕스 방문객 수가 20% 이상 증가하고 배달‧테이크아웃 매출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배달 전용 매장 비중 높여  

적자 수렁에 빠진 외식업계에서 이들 업체가 선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프리미엄과 배달 전략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모임이나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외식수요가 확 줄었다”며 “대신 집에서 시켜 먹거나 어쩌다 외식을 하게 되면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좋은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심리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빕스는 전망이 좋은 매장을 중심으로 고급스럽게 재단장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웠다. 지난 2년 새 특화 매장 비중을 확 높였다. 2019년 일반 매장 수가 특화 매장의 4배였지만, 현재는 특화 매장이 일반 매장보다 3.5배 많다.
이런 ‘프리미어’ 매장은 일반 매장보다 면적이 넓고 호텔을 떠올리게 하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여기에 와인(4종), 생맥주, 무알코올 음료 등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샤퀴테리존’ 서비스를 도입했다. ‘테이스트업 플러스’ 매장엔 게임룸 같은 편의시설이 있어 가족 단위 수요를 공략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일반 매장보다 이용 가격이 더 비싼데도 전망이나 고급 인테리어, 무제한 와인 등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배달 메뉴. [사진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배달 메뉴. [사진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아웃백은 배달에 집중했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방문 고객을 받지 않은 배달 전용 매장 비중을 크게 늘렸다. 2019년 4곳에 불과했던 아웃백 배달 전용 매장은 지난해 40곳까지 10배 늘었다. 전체 매장 중에서 배달 전용 매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에서 2020년 26%, 지난해 51%로 확대됐다. 빕스도 배달 전용 매장을 전체 매장의 50%까지 늘였다. 2019년만 해도 빕스는 배달 전용 매장을 운영하지 않았지만, 현재 27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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