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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가 하락은 건강한 조정…폭락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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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하워드 막스 회장

하워드 막스 회장

팬데믹, 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사태, 통화긴축…. 증권시장 참여자에겐 힘겨운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What is to be done)? 이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미국 사모펀드인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의 하워드 막스 공동 회장을 줌(Zoom)으로 단독 인터뷰했다.

막스 회장은 시장이 흔들릴 때 과감했다. 실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2010년 유럽 재정위기 때 그는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그는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가장 먼저 읽어본다는 ‘투자 메모’로도 유명하다.

1969년 시티콥(현재 씨티)에 들어간 이후 베트남전과 1·2차 오일쇼크,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다양한 사건을 겪었다. 이런 역사적 경험에 비춰 현재 글로벌 시장, 특히 미국 증시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역사 되돌아보기는 아주 매력적이지만 어렵기도 하다. 미국 작가인 마크 트웨인은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지만, 일정한 운율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는 똑같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모든 (주가 변동) 사이클은 변동의 길이와 격렬함뿐 아니라, 원인과 결과도 다르다.”
그래도 팬데믹 최근 2년 새에 벌어진 일을 이해하기 위해 역사를 되돌아보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최근 2년 새에 나타난 (주가 상승과 하락 등) 사이클은 시장 내부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팬데믹 등 외부 사건에서 비롯됐다. (주가) 사이클 대부분은 지나친 낙관에서 시작됐다. 이후 시장이 지나치게 비관에 빠진다. 그러나 이번 사이클은 투자심리나 경기 변동이 아니라, 외생변수에 의해 만들어졌다. 2020년 미 경제 침체도 팬데믹과 봉쇄조치(록다운) 탓이었다. 이는 최근 100년 새에 경험하지 못한 사건이다.”
오크트리 운용자산 규모

오크트리 운용자산 규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경제와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올해 1월 초부터 미국 등의 주가가 하락했다. 시장이 취약한 상태다. 이런 때 나쁜 소식이 전해지면 추가 하락이 발생하곤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바로 나쁜 소식이다. 다만, (1월 이전까지) 시장은 비합리적으로 높지는 않았다. 누군가는 버블이라 말했지만, 나는 버블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아주 낮은 금리에 비춰 그 정도 높은 주가 등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주가가 추락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고점에서 10% 정도 떨어져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그래도 현재 금리를 고려할 때 주가가 너무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장을 탈출할 정도는 아니다.”

막스 회장은 최근 투자메모에서 “주가가 떨어지면 적잖은 투자자가 주식이나 채권 등을 처분한 뒤 시장의 흐름이 바뀌면 다시 사들이려고 한다”며 “그러나 가격 하락 시기에 시장을 벗어나면 되돌아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나 핵 우려, 중국-타이완 긴장 등에 겁먹고 시장에서 나간다면 장기적인 참여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워드 막스 회장

194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와튼비즈니스스쿨을 졸업했다. 95년 오크트리를 설립했다. 오크트리 운용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660억 달러(약 202조5200억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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