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축구 북대표에 무례한 접대/서울로 가는 도로 양편 탱크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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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 중앙방송서 한국 비난
【서울=내외】 북한은 23일 제2차 남북통일축구대회가 열리는 것과 때를 같이해 한국측이 서울을 방문한 북측 선수단에 무례한 손님접대를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어용신문」을 동원해 북한을 비방,중상하는 등 민족의 단합과 통일을 저해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중앙방송은 이날 오전 7시 「보도」(뉴스)에서 남북통일축구대회에 참가할 북측 선수단 일행이 판문점에서 서울에 오는 동안 도로 양편에 수많은 탱크들을 배치했으며 「전민련」과 「전대협」의 환영행사를 저지하고 북측 선수단을 환영하려는 시민들을 요원들이 골목 안으로 끌고가는 등 무례한 손님접대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21일 저녁 김우중 대한축구협회장이 주최한 만찬에 대해서도 북측 선수들을 생소한 사람들 속에 앉힘으로써 그들에게 정신적 압박감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북한 중앙방송의 보도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북통일축구경기를 위해 서울을 방문한 우리 축구선수단 일행은 시작부터 불미스러운 일에 부딪쳐 불쾌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판문점에서부터 서울에 이르는 근 2백리의 구간에는 남녘겨레의 심정을 반영한 환영구호들도 적지 않게 걸려 있고 손을 흔들며 환영하는 각 계층 인민들의 모습도 보였으나 이에 정반대되게 불신과 반목을 고취하는 일들도 우리 선수단의 면전에서 벌어져 그들의 가슴 마다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졌다.
무엇보다도 우리 선수단과 일행은 판문점 남측 지역인 임진각으로부터 문산에 이르는 구간에서 「반갑습니다. 북에 오신 선수단 여러분 한핏줄 한겨레」라고 쓴 환영구호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도로 양편에 수많은 땅크들이 포신을 쳐든 채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가슴들이 섬뜩했다.
민족의 단합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포신을 쳐든 땅크를 보여준 반면에 우리를 마중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폭력으로 막아 나섰다.
우리 범민족대회 남측 추진본부가 21일 판문점으로 환영단을 파견하기로 하였으며 전대협과 전민련은 서울 입구부근에 5백여명 규모의 환영단을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환영단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특히 우리를 불쾌하게 하다 못해 격분까지 자아내게 한 것은 반목을 조장하는 자들이 우리 선수단의 도착을 기다렸다는 듯이 어용신문 방송들로 하여금 우리를 비방·중상하는 포문을 열게 한 것이다.
어용신문들에 평양시내 5만명 청년학생들이 출연하는 대집단체조 「일심단결」을 시비하는 글이 실렸는가 하면 어용언론인들은 학생소년궁전에 어린 소조원들이 평화를 절규하고 반핵구호를 외친 것도 시비의 대상으로 삼고 림수경 학생의 석방을 요구해 나선 것도 시비의 대상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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