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의 A 오피스텔은 1층에 재활용품(일회용품) 분리배출장이 있다. 지상 19층 규모인 오피스텔은 최근 배달음식이 급증하면서 플라스틱이 수거함 바깥 공간까지 메우자 플라스틱 전용 수거함을 추가로 만들었다. A 오피스텔 외에도 전국 곳곳에 있는 공공주택들이 일회용품 배출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정부·지자체, '제로 웨이스트' 정책 다시 시동
정부와 서울시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정책에 다시 시동을 건다. 내달 1일부터 카페·제과점 등 식품접객업 매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전면 금지되고, 오는 11월부터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도 사용할 수 없다.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는 무인회수기를 설치해 다회용컵을 회수함으로써 재사용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올해 일회용컵 사용이 많은 대학가, 사무실 밀집 지역 등 16개 거점에 다회용기 무인회수기 600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20·30 세대의 카페 이용이 많은 신림·신사역과 신촌·건국대 등 캠퍼스 인접지, 상암동 등 언론사 밀집 지역, 김포공항·서울역 등 지하철 역사와 서울 소재 주요 대학 20~25개교가 대상이다. 제주에서는 지난해 일회용품 회수시스템이 운용됐다.
제로식당, 제로마켓 늘린다
정부가 회수기 설치에 나선 건 다음달 1일부터 카페·제과점 등에서 일회용컵 사용 금지로 다회용기를 사용할 필요성이 커져서다. 환경부는 지난해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식품접객업종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지만, 4월부터 이 같은 조치를 종료하기로 했다. 11월부터는 편의점·제과점 등에서도 비닐사용이 금지되고 체육시설에서 플라스틱 응원 용품도 쓸 수 없다.
다회용기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한다. 서울시는 4월 중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등 음식 배달 플랫폼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다회용 배달 용기를 쓰는 ‘제로식당’을 500개 추가 모집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10월~올해 1월 강남구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다회용기를 사용한 음식배달은 6만7726건이었다.
경기도는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을 통해 다회용기 사업을 시범운영 중이다. 올해엔 용인 수지지역으로까지 확대한다.
또 제품을 팔 때 포장재를 최대한 쓰지 않도록 하는 ‘제로마켓’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로마켓에서는 다회용기를 이용해 샴푸·세제 등을 리필해 구매할 수 있다.
한편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폐기물량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종이류 25%, 플라스틱류 19%, 발포수지류 14%, 비닐류 9%가 각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