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에버차지 인수…美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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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가 인수한 미국 에버차지의 전기차 충전기 설치 모습. [사진 SK E&S]

SK E&S가 미국 전기차 충전업체를 인수하며 현지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지난해 시작한 미국 에너지솔루션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SK E&S는 전기차 충전기업 에버차지를 인수했다고 24일 밝혔다. SK E&S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미국 전기차 충전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인수 금액과 지분율은 계약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일 SK E&S는 미국 에너지솔루션 사업 투자를 위해 SK E&S 아메리카스에 4억 달러(약 4900억원)를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여기서 일부 금액을 인수 비용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창업한 에버차지는 전기차 충전기를 제조하고 설치·운영하는 업체다. 주로 대형 건물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약 4600기의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에버차지의 충전기는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기존 와이파이 지역보다 넓은 범위에서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지하주차장 등 통신 여건이 불리한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고 SK E&S는 설명했다.

또한 전력 효율이 높기 때문에 같은 조건에서 타사와 비교해 최대 5배 많은 충전기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 SK E&S 측은 “에버차지가 보유한 ‘다이내믹 로드 매니지먼트’ 기술을 통해 건물 전체의 전력 부하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충전 중인 전기차 현황 등을 분석해 전력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전력 증설 공사를 하지 않고도 많은 충전기를 설치하고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동차 총 보급 대수는 2020년 기준 약 2억4000만 대로 이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1% 미만이다. 하지만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는 미국 전기차 보유 대수가 2020년 174만 대에서 2030년 2580만 대 규모로 10년간 약 15배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도 같은 기간 184만 기에서 2000만 기로 연평균 27%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SK E&S는 에버차지 인수를 통해 미국 전기차 충전 시장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기존 사업과 연계해 에너지솔루션 사업의 글로벌 선두업체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SK E&S는 지난해 미국 그리드솔루션 기업인 KCE를 인수하고 에너지솔루션 기업인 레브 리뉴어블스에도 투자한 바 있다.

유정준 SK E&S 부회장은 “미국 전기차 충전 시장 진출은 SK E&S가 탄소중립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수년 내 북미 시장에서 파워 솔루션 분야 선두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