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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푸드 합친다…3.7조원 종합식품기업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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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을 결의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의 과자 판매대. [연합뉴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을 결의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의 과자 판매대.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식품 사업에도 계열사 간 합병으로 조직 개편에 속도를 냈다. 롯데 내부에서는 올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빌드업(Build Up) 행보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롯데그룹의 두 식품 계열사인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한다. 23일 양사는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오는 5월 27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1일에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은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흡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롯데제과는 “양사의 인프라를 통합해 급변하는 식·음료사업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식품업체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그동안 중복됐던 빙과 사업을 통합해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통합 법인의 빙과시장 점유율은 해태 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빙그레를 넘어 1위에 오를 예정이다. 양사는 e커머스 조직도 일원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마케팅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10% 미만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25%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 집중했던 롯데푸드는 롯데제과가 가진 세계 8개국 유통망을 이용할 수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 1월 러시아 현지 법인에 약 340억원을 투자해 초코파이 생산 라인 및 창고 건물을 증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매출액 합산 규모는 3조7000억원에 이른다. 매출 규모로 CJ제일제당에 이어 국내 2위 식품기업 자리에 오른다. 3조5000억원 규모 동원F&B 보다 앞서게 된다. 통합 법인의 사업 분야는 빙과·제빵·건강기능식·가정간편식(HMR)·육가공·유가공·커피·식자재 등 식품업계 전반을 아우를 전망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분유부터 실버 푸드까지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식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빙과시장은 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드·해태아이스크림 등 빅4가 점유율을 나눠 갖는 구조였다가 2020년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1위로 올라섰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롯데푸드와 롯데제과 합병 카드로, 빙과시장 1위 탈환을 노린다는 소문이 나왔다. 이에 롯데푸드와 롯데제과는 지난달까지도 “합병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해명 공시한 바 있다.

계열사 간 인수합병으로 롯데그룹 조직 개편도 가속화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2일 롯데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이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는 건에 대해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보고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 도전 문화 정착을 강조하면서 미래 관점 투자를 강조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식품 산업이 CJ제일제당보다 뒤처져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그룹의 전반적인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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