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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 내일부터 집중관리 안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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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5일부터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도 코로나19 확진 시 집중관리군이 아닌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그간 보건소 행정절차 등으로 집중관리군 배정과 약 처방까지 시간이 걸리며 치료가 지연됐던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 설명하지만 확진자가 폭증하자 결국 고위험군 관리마저 손을 놓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의 가장 큰 차이는 일일 모니터링 여부다. 집중관리군은 하루 두 차례씩 모니터링을 제공하는 반면, 일반관리군은 스스로 건강상태를 점검해 필요할 때 동네 병·의원에 연락해 전화 상담과 처방을 받을 수 있다.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60세 이상 또는 면역저하자가 동네 병·의원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확진되는 경우 재택치료에서 일반관리군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5일 확진되는 환자부터 적용한다. 본인이 희망할 경우 집중관리군으로 관리받을 수 있긴 하지만 원칙적으로 고위험군도 더는 관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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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보건소의 배정 단계를 거치지 않는 만큼 고위험군의 조기 진단·처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보다 신속하게 의약품을 처방하고, 고위험군을 조금 더 두텁고 빠르게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당국은 60세 이상과 50대 기저질환자, 암 환자 등 면역저하자를 집중관리군으로 지정했다. 그러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지난 16일부터 집중관리군 범주에서 50대 기저질환자를 제외하는 등 한 차례 축소했다. 그런데 이날 남겨뒀던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마저 일반관리군으로 돌리겠다고 한 것이다. 연일 30만~40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유행 규모가 급증하며 집중관리군 인원이 감당 불가능한 수준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재택치료자는 182만7031명으로, 이 가운데 집중관리군은 27만1851명에 달한다. 중대본이 밝힌 관리 가능한 최대 인원(36만6000명)까지 아직 여력은 남아 있지만 이 같은 대응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팍스로비드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병용 금기 약물이 많아 현장에서 의료진이 처방에 부담을 느낀다는 점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격리 해제 후 증상이 있어 외래에 오는 분들을 보면 팍스로비드를 받았다는 분을 본 적이 없다”며 “대학병원 등에서도 환자를 보고 팍스로비드를 투약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고위험군의 경우 갑자기 상태가 악화할 수 있는데 이를 본인이 인지하지 못할 경우 위중·사망 피해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고위험군의 경우 확진자라도 대면진료를 허용해 상태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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