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먹거나, 무조건 배달…정용진·백종원이 꽂힌 피자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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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가 지난 10일 '노브랜드 피자' 첫 테스트 매장으로 대치점을 열었다고 밝혔다. [사진 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가 지난 10일 '노브랜드 피자' 첫 테스트 매장으로 대치점을 열었다고 밝혔다. [사진 신세계푸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신세계푸드와 요리 연구가 백종원씨가 대표로 있는 외식기업 더본코리아가 최근 나란히 피자 매장을 열었다. 두 기업 모두 제품 테스트를 위해 임시 매장을 전국에 1곳만 열었다. 두 매장 모두 재료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주문이 몰리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학원 거리 중심가에 매장을 차렸다. 은마아파트 입구 교차로로 길 건너편에는 다른 피자 브랜드의 가맹점이 영업을 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버거로 성공했던 ‘노브랜드’ 브랜드를 가져와 ‘노브랜드 피자’로 이름을 지었다. 하루 200판, 1인당 2판만 팔기 때문에 오후 6시 이후면 주문이 어렵다. 주문이 밀려 외부 배달 업체로도 이용하기 힘들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테스트 매장인데 초기부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피자 시장 진출한 신세계푸드와 더본코리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피자 시장 진출한 신세계푸드와 더본코리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재료가 다 팔리면 일찍 문을 닫는 미국식 피자 가게가 떠오른다는 반응도 나온다. ‘왜 돈을 더 내야 하지(Why pay more?)’라고 써져 있는 큼지막한 영어 간판과 서서 먹어야 하는 자리가 더욱 서양식 식당을 연상케 한다. 신세계푸드를 이끌고 있는 송현석 대표이사는 피자헛 미국 본사의 브랜드 총괄 임원을 지낸 이력이 있다.

피자 가격은 1만4900원에서 2만3900원 사이다. 매장 안에는 8분 이내에 피자가 완성되는 주방 체계를 도입했다. 제조 시간을 줄이기 위해 피자 반죽인 도우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해 매장으로 가져와 굽는다. ‘현금 없는 매장’ 문구도 큼지막하게 써 직원들이 피자 제조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고객들은 식사를 마치면 쓰레기를 직접 버려야 했다. 알루미늄 캔에 들어간 자체 브랜드(PB) 탄산음료 판매로 다른 패스트푸드 매장보다 분리수거가 번거롭지 않았다.

“이젠 무조건 배달”  

더본코리아는 지난 12월에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에 ‘빽보이피자’라는 이름으로 피자 가게를 처음 차렸다. 인근 봉천제일시장과 가까워 20대 자취생도 자주 오는 거리다. 바로 뒤에는 1500세대가 입주한 아파트 단지가 있다. 2019년 준공된 신축아파트다. 이곳에 피자 가격은 최저 1만900원. 유명 브랜드의 1인 피자 가격이 2만2000원임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이다.

매장 안에는 직원 세 명이 ‘더본코리아’라고 쓰여 있는 모자를 쓰고 쉴 새 없이 피자를 굽는다. 피자를 먹을 수 있는 공간은 없고 주문한 피자를 기다리는 동안 앉을 수 있는 의자 3개만 있다. 평일 저녁 시간에 피자 한 판을 시키면 25분을 기다려야 한다. 지난 21일 방문한 매장 안에는 외부 배달 업체로 받는 주문 콜이 쉼 없이 울렸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이제는 무조건 주문만 받는 집이 이긴다”고 말했다. 빽보이피자가 있는 상점 거리에는 ‘집어가’ ‘밥끼’와 같은 무인 판매 식당이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피자 브랜드 1년 사이 53% 증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피자 가게 브랜드 수는 증가했지만 평균 매출액이 제자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2일 발표한 ‘2021년도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2021년 브랜드 수는 240개로 2020년 156개에 비해 53.8% 늘었다.

피자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2019년과 2020년 모두 2억7300만원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3억원 이상인 피자 브랜드는 20개로 전체 24.4% 수준을 보였다. 나머지 75.9% 브랜드는 평균 매출이 3억원 미만이었다. 가맹본부가 등록한 정보공개서를 토대로 만든 이번 자료에서 브랜드 수는 2021년 말, 평균 매출액은 2020년 말을 기준으로 삼았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예전처럼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라 운영을 보다 효과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피자 업계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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